부산 선거의 중심에는 부산진구갑이 있다. 서울 종로와 마찬가지로 부산의 상업·문화 중심지인 서면이 있는 부산진구는 동서로 길쭉한 부산의 정 가운데에 위치한 지역이다. 하루 유동인구만 100만 명에 이르는 교통 중심지로, 부산진구갑의 민심은 부산 전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부산진구는 한국 대기업의 모태가 된 곳이기도 하다. 동천변의 제일제당은 삼성그룹, 연지의 락희공업사는 LG그룹, 전포동의 신진자동차는 대우그룹, 부암동의 미원식품공업은 미원그룹, 가야동의 태광실업은 태광그룹의 창업 발상지였다.
부산 근대화의 중심지인 부산진구갑에는 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인 3선 김영춘 의원과 ‘친박’ 미래통합당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맞붙는다.
부산진구에서 초중고를 모두 나온 토박이인 김 의원은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을 맡았다. 이 시절 민주정의당사 점거 시위의 배후로 지목돼 구속되기도 한 김 의원은 김영삼계 정치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었던 그는 16대, 17대 총선에 서울 광진구갑에서 당선돼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후 19대 고향으로 내려와 출사표를 던졌지만 고배를 마셨고, 2전3기 끝에 20대에 나성린을 상대로 승리하며 3선의 고지에 올랐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부산진구 지역발전 메가프로젝트’ 일환으로 지하철 초읍선 신설, 당감신도시 건설, KTX 부전역 신설과 복합환승센터 건설 등을 대표 공약으로 발표했다.
울산 울주군에서 태어나 부산 영도에서 자란 서 전 시장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북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강대 1년 후배다. 2000년 부산 해운대구청장을 거쳐 해운대·기장갑 보궐선거를 통해 처음 국회에 발을 디딘 그는 이후 17·18·19대까지 내리 4선에 성공했다. 2014년에는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2018년 부산시장 재선에 도전했지만 오거돈 민주당 후보에 패했다.
서 전 시장은 문재인정부 심판론과 586(60년대 출생해 80년대에 대학에 입학한 50대) 퇴출론을 내세웠다. 또 부전역과 연계한 복합환승센터 및 KTX정차역 설치, 미세먼지와 탄소배출이 없는 친환경도시, 뷰티·의료관광 산업특구 지정 등을 약속했다.
김 의원은 26일 후보 등록을 마치며 "야당은 '정부심판론'을 얘기하지만, 오히려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앞으로 다가올 글로벌 경제 위기까지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서 전 시장은 "1998년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일꾼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낸 전문가에게 비상경제 회의를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