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위기를 맞았음에도 배재훈 <사진> 사장 취임 1주년을 맞아 흑자 전환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배 사장의 최대 업적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정식 회원사 가입에 따른 성과가 내달부터 본격화되는 만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22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배 사장은 오는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취임 당시 배 사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불가피했다. 물류회사인 범한판토스(현 판토스)에서 6년간 CEO를 역임했지만, 컨테이너 해운업 분야의 경험이 없었다.
일각의 우려에도 배 사장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취임 후 한달 만에 유럽 출장길에 올라 현지 주요 화주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작년 7월에는 디 얼라이언스 정식 회원 가입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기존 2M과 ‘준회원’ 수준인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은 것과 비교했을 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비수익 노선을 합리화하고 신조 초대형 유조선 활용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시켰다. 그 결과 현대상선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0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2547억 원 감소했다.
현대상선은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 흑자 전환을 기대한다. 배 사장은 올해 1월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체적인 선복량 증가와 시장의 수요 증가 등을 고려했을 때 3분기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 계속 흑자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이 현실화된다면 현대상선은 2015년 2분기부터 이어져 온 적자를 22분기 만에 벗어나게 된다.
흑자 전환 가능성은 충분하다. 디 얼라이언스는 내달부터 전 세계 78개 항만에 기항해, 총 33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상선은 이 중 27개 노선에서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확보된 노선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이 투입될 예정이다. 대형선박을 통해 현대상선은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중국향 물동량 감소는 실적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다. 실제 현대상선의 지난달 중국발 물동량은 전년 대비 50% 줄었다.
중국 공장들이 최근 재가동을 시작하면서 물동량은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정상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해 말 970선을 유지했던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지수(CCFI)는 13일 기준 898.44까지 하락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중국 일부 공장이 가동되면서 물동량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가 유럽까지 확산되는 등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