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3.5% 급감했다. 월간 산업생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3%보다도 훨씬 더 나쁜 수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산업생산을 비롯해 이날 발표된 주요 경제 지표가 ‘극적인 붕괴’(dramatic collapse)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올해 1~2월 산업생산 지표가 추락한 이유는 올해 초 중국 내 대부분의 산업 시설이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멈춰 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발병한 코로나19는 빠르게 확산되면서 중국을 집어삼켰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1월 23일 우한 봉쇄에 이어 극단적인 인구 유동 억제 정책이 펼쳐졌다. 이에 따라 생산, 유통, 소비에 이르는 경제 전반 영역이 급속도로 위축됐다.
1~2월 산업생산 지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확인되자, 중국 경제가 올해 1분기에 문화대혁명 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는 중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이 -6.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적이 나빴던 것은 산업생산 지표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발표된 다른 주요 지표도 모두 시장의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20.5%를 기록, 시장 예상치(-1.7%)를 크게 밑돌았다. 인프라 시설 투자를 포함한 고정자산투자 역시 1∼2월 24.5% 급감했으며, 도시 실업률도 6.2%로 높아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일반적으로 예상했던 6.0%대에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하면 올해까지 완료하기로 했던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은 이 목표를 위해 올해 국내 총생산(GDP)을 2010년의 두 배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달성하려면 중국은 올해 최소한 5.6%가량의 경제성장률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무디스는 최근 펴낸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2%에서 4.8%로 낮춰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