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가 TV 프로그램에 차를 등장시키는 PPL(간접광고) 마케팅을 늘리고 있다. 방송을 통해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차종을 홍보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관심과 판매 효과까지 얻어내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PPL(Product Placement)은 특정 상품을 방송 매체 속에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는 광고 전략을 말한다. 차 업계를 예로 들면, 드라마 주인공이 광고주의 특정 차종을 운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차가 갖춘 기능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최근 들어 특히 수입차 업계를 중심으로 PPL 마케팅이 확대되는 추세다.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전시장 수도 적고, 판매량도 적어 일반 대중에 자사 제품을 노출시킬 기회가 제한적이다.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회사의 다양한 차종을 등장시켜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PPL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푸조와 시트로엥, DS오토모빌의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지난달 종영한 드라마 ‘스토브리그’에 PPL 마케팅을 진행했다. 회사 측은 광고 효과를 명확히 파악할 수치는 없지만, 방송 이후 드라마에 등장한 DS7 크로스백,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등을 문의하는 고객이 분명 늘었다고 설명했다.
판매 실적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1~2월은 차 업계의 비수기인 데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쳤음에도 시트로엥은 같은 기간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PPL은 차의 기능을 홍보하는 데에도 효과적인 수단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A클래스 세단을 등장시켰는데, 극 중 주인공이 AI 기반 음성인식 시스템 ‘MBUX’를 사용해 전화를 거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 레인지로버와 전기 SUV ‘I-PACE’, 스포츠카 ‘F-TYPE’ 등을, 마세라티는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 그란투리스모 등을 등장시켜 주목받기도 했다.
업계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마저 줄어드는 상황이라 방송을 통한 PPL의 기대효과를 더 크게 보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극 중 인물에 어울리는 차를 제공해 회사가 정한 판매 타깃을 공략하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다양한 차종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광고보다 PPL의 효과가 크다고 판단한다”며 “실제 영업 현장에서도 높아진 관심을 체감하는 만큼 앞으로도 유사한 마케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