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조사하는 간이 유전자 검사(PCR검사)를 100만 명에게 무상 제공하겠다는 발언을 한 지 불과 두 시간 만에 철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글을 올린 지 불과 약 2시간 만인 오후 8시 34분에 그는 또 트위터에 “검사를 하고 싶어도 검사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어 제안했는데, 평가가 나빠서 그만둬야겠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앞서 그는 전날 밤에 2017년 2월 9일 이후 3년 만에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오랜만의 트윗입니다. 코로나 상황이 걱정된다.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검토한 후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 후 나온 게 코로나 PCR 검사를 100만 명에게 무상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평소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고, 과감한 결단의 소유자인 손 회장답지 않은 이런 행동의 배경을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손 회장의 트위터에 올라온 댓글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손 회장의 글에 대해 4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댓글을 달았는데, 내용은 의외로 부정적인 것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댓글 중에는 “의미 있는 제안이다”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지만, PCR 검사를 10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경우, 의료 기관에 과부하가 걸릴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했다. 검사를 받은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나고, 환자들이 병원으로 몰려들면 과부하가 걸려 의료 시스템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검체 채취 시 감염 위험, 검사의 정확성, 검사 후 바이러스 배양 접시가 되는 병원의 부담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병원을 섭외하고, 감염을 늘리지 않도록 집에서 검체를 채취할 수 있는 구조다. 빌 게이츠재단과도 비슷한 방식”이라며 간이 검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반응이 워낙 강해 불안을 불식시키진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본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PCR 검사가 매우 더딘 상황이다. 지난 10일 후생노동성이 공개한 ‘PCR 검사 실시 건수(잠정치)’를 보면, 지난 1월 15일부터 이달 6일까지 50여 일 동안 각 광역자치단체 지방위생연구소가 실시한 PCR 검사 건수가 1000건을 넘긴 지자체는 8곳(17%)에 불과했다.
11일 오후 11시 기준, 일본 내 감염자 수는 567명(사망자 19명 포함)으로 전날보다 59명 증가했다. 여기에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감염된 696명과 전세기편으로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뒤 감염 진단을 받은 14명을 포함하면 일본 내 전체 감염자 수는 1277명이 된다.
일각에서는 손 회장의 이번 건에 대해 선의를 갖고 내놓은 제안이 코로나19 공포에 밀려 퇴색됐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