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홍콩 현지에 있는 판매법인을 청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LG화학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LG Chem HK Ltd.' 법인을 처분했다.
홍콩과 중국 광둥성 등 화남지역을 대상으로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폴리카보네이드 등 석유화학 제품 중계무역 담당해온 법인이다.
1996년 11월 650만 달러(당시 물가 기준 약 51억 원)를 투자해 세웠다.
법인 설립 23년 만에 청산한 셈이다.
LG화학은 이 법인에서 유지 비용보다 청산 비용이 더 낮다고 판단했다. 이 법인에 속한 직원은 10명이 채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홍콩 법인이 맡았던 중계무역 업무는 중국 법인으로 넘길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홍콩에 판매법인을 따로 둬서 얻는 이득에 비해 비용이 더 많이 들었다"며 "청산 얘기는 예전부터 나왔는데 이번에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홍콩의 입지가 약화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점점 홍콩에 대한 중국의 입김이 세지면서 홍콩에 법인을 따로 운영할 유인이 사라진 것이다.
실제로 1997년 중국 무역 규모의 약 절반은 홍콩을 통했지만,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홍콩의 입지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현재 홍콩을 통한 중국의 무역 규모는 12%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1997년 홍콩의 경제 규모는 중국의 약 5분의 1이었고, 1인 기준으로는 35배가 넘었다. 하지만 2018년 기준 홍콩 경제 규모는 중국의 30분의 1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와 맞물려 홍콩 판매법인의 규모는 지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자산은 2016년 1089억7000만 원에서 2017년 967억5200만 원, 2018년 178억8400만 원에 이어 작년 3분기에는 79억700만 원으로 감소했다.
매출액은 2016년 4936억8200만 원 2017년 4876억36000만 원, 2018년 3280억 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매출이 없었다.
당기순이익도 2016년 5억6100만 원에서 2017년 3억9600만 원, 2018년 2900만 원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LG화학 관계자는 "구체적인 처분 액수는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