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대에 판매합니다."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며 전례없는 공황에 빠진 항공업계가 그나마 남은 국내선 항공권을 '폭탄 세일'하고 있다.
‘코리아 포비아’로 한국발 입국제한 국가가 100개국을 넘어선 가운데, 일본까지 막히자 갈 곳 잃은 항공사들은 국내 항공권 적정 가격마저 포기하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됐다.
평소 10만~20만원대에 판매되는 서울-제주 항공권도 1만원 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서울-천안을 오가는 KTX 승차권보다도 저렴한 가격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3월부터 4월까지 제주행 항공권을 1만원대에 판매하기로 했다. 평소 대비 10분의 1도 안되는 가격으로 판매하는 셈이다.
이외에도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들도 제주행 항공권을 1만원 대로 대폭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수익 창구가 막혀버린 상황에서 항공권 가격까지 터무니없이 내려버린 항공사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특히 지난해부터 적자가 누적된 LCC들은 더 이상 탈출구가 없다.
지난해부터 '노 재팬'과 '홍콩 민주화 시위' 여파는 이미 지난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돼, 국내 LCC들은 약 200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영업손실만 3683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하늘길도 닫히고 국내여행객도 감소하자 그나마 남은 국내선 항공권조차도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마치 거짓말처럼 무너지는 항공사들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항공업계가 당장 생사의 기로에 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전망인 가운데 정부의 즉각적인 자금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