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까지만 해도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 추가매입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 3자 연합이 조원태 회장 측을 추월했지만, 델타항공과 대한항공 직원들 힘을 실어주며 며칠만에 판세를 뒤엎었다.
양측의 지분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향후 '51% 확보'의 승기를 잡기까지 소액주주들의 한 주 한 주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델타항공은 지난 20~21일 한진칼 지분 1%를 사들인 데에 이어 25~26일에도 지분 1%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로써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은 12%로 늘어났으며,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은 40%를 넘게됐다. 여기에는 최근 지지의사를 확실하게 표명한 대한항공 사우회 등의 지분(3.8%)이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더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20년 간의 대한항공과의 친분관계와 2년째 유지하고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협업인 조인트벤처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다만, 공정거래법상 기업 결합 신고 기준인 '15% 초과 보유'를 넘지 않기 위한 추가 지분 마지노선은 3%다.
3자 연합(37.08%)도 추가 매입 가능성이 열려 있다. 최근 KCGI가 한진칼 지분 0.54%를 추가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3자 연합 측 총지분은 37.6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건설의 추가 매수 여력도 남아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현재 양측의 지분만 합해도 80%에 육박한다. 중장기적으로 어느 쪽이 먼저 51%의 지분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시장에서 유통되는 한진칼 지분 10~15%의 선점 경쟁이 한동안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에 대한 양측의 러브콜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진그룹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앞서 지난 6일 이사회에서 내놓은 쇄신책 중 하나인 '유휴자산 매각' 작업이 시작됐다.
한진그룹은 이날 최근 유휴 자산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해 관련사에 매각 자문 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매각 대상 유휴자산은 △대한항공 소유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 및 건물(605㎡) △대한항공 100% 보유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 및 건물(1만2246㎡)이다.
제안 요청서는 부동산 컨설팅사, 회계법인, 증권사, 신탁사, 자산운용사, 중개법인 등 각 업계를 대표하는 12개사에 발송됐다.
한진그룹은 오는 3월 24일까지 제안서를 받아 심사를 통해 후보사를 선정하고, 제안 내용에 대한 프리젠테이션 등을 진행해 최종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들 유휴재산을 조속히 매각 완료함과 동시에 재무 구조 및 지배 구조 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 차질없이 이행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