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교역조건이 다시 악화했다. 조업일수 감소와 계절적요인, 수요 및 투자 부진이 겹친 때문이다. 반면 반도체는 훈풍조짐이다. 수출물량이 12개월째 상승세를 확대하고 있는데다, 수출금액도 14개월만에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부문별로는 운송장비가 18.9%, 화학제품이 6.7% 감소해 하락세를 주도했다. 운송장비는 르노삼성자동차 파업과 조업일수 감소라는 계절적요인이, 화학제품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이 각각 영향을 미쳤다.
반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16.6% 올라 두달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는 반도체가 41.5%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는 12개월 연속 상승세로 2017년 1월(44.6%)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수입물량지수는 4.1% 하락한 113.39를 기록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부진하면서 제1차금속제품(-20.4%)과 기계 및 장비(-19.3%) 감소폭이 컸기 때문이다. 다만 석탄 및 석유제품(45.3%)은 나프타를 중심으로 올랐다.
금액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9.4% 하락한 99.29를 기록해, 14개월연속 감소했다. 수입도 5.8% 떨어진 118.38로 9개월째 줄었다. 다만 반도체 수출금액지수는 3.3% 상승해 14개월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한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5.0% 하락한 89.72를 보였다. 이는 2014년 8월(89.69) 이후 5년5개월만에 최저치며, 2년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수출가격(-6.7%)이 수입가격(-1.8%)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 때문이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7.8% 떨어진 95.10을 보였다. 이 또한 작년 2월(88.70) 이후 최저치다. 직전월에는 4.7% 상승해 14개월만에 반등했었다.
강환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출은 계절적요인과 수요부진요인이 혼재해 감소했고, 수입은 건설 및 설비투자 부진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그는 또 “코로나19는 이번 지표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