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5일(현지시간) 지역사회 감염을 확실시하는 등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CDC 관리들이 이날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미국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보게 될 것”이라며 “더는 이 사태가 일어날 것이냐라는 문제가 아니라 정확히 언제 일어날 것인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사태가 일어나면 지역사회는 학교는 휴교하고 학생들은 소규모 그룹으로 나누어 수업을 받게 하며 모든 모임을 취소하고 직원들이 재택 근무하도록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Social Distancing Measures)’을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 대중이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기를 요구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발원지인 중국의 코로나19 억제 움직임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 것처럼 보였으나 한국과 이란, 이탈리아 등에서 집단 감염이 나타나면서 글로벌 팬데믹 공포가 커졌다. 현재 코로나19 누적 확진 환자는 전 세계 37개국에서 8만 명에 육박하며 최소 2600명이 사망했다고 NYT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고문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우리가 (코로나19를) 억제하고 있다. ‘밀폐(Airtight)’ 상태는 아니지만 그것에 가깝다”며 “이번 사태는 인간적 비극이지만 경제적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시장이 일부 비틀거림을 볼 것이지만 미국은 아직 공급 중단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커들로는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하면서 “연준이 공황 발작을 할 것이라는 소리는 들은 적이 없다”며 “바이러스와는 별개로 나는 연준이 금리 설정과 대차대조표 조정에 있어 좀 더 대담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커들로의 낙관론은 트럼프 정부 내 다른 관리들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이날 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상원 세출위원회 노동·보건·교육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심각한 건강 문제”라며 “우리가 이 바이러스에 대해 미국을 밀봉할 수는 없다. 현실을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회에 25억 달러(약 3조 원) 규모 코로나19 대응 추가 예산 승인을 요청하면서 “미국은 N95 마스크 재고가 약 3000만 장 있다”며 “그러나 코로나19가 대규모로 발병하면 마스크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의료 부문 종사자들을 위해서 약 3억 개의 마스크가 필요하다”고 경종을 울렸다.
NYT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57명의 확진자가 있고 그 중 40명은 일본에 정박했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감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