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공세에 밀리던 차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받아들었다. 이에 유통업계는 강력한 체질개선 드라이브에 돌입해 사상 초유의 최악 상황 극복에 나선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1% 줄어든 17조 6328억 원, 영업이익은 28.3% 감소한 4280억 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백화점은 선방했지만 대형마트 부분의 침체가 두드러져 롯데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6조 3306억 원으로 0.2% 늘면서 체면을 지켰지만, 영업손실은 248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마트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이 ‘싹뚝’ 날라갔다.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07억원으로 전년보다 67.4%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는 영업손실 10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다만 이마트는‘국민가격’ 등 저가 전략이 매출을 지탱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19조 629억원으로 올해 매출 20조원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점 성장률이 3.4% 감소하며 할인점이 부진했고, 온라인 사업 격화에 따른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 6조3936억 원을 거둬 직전 연도에 비해 2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681억 원으로 17.8% 올랐다. 하지만 이는 인터내셔날과 면세점 효과가 컸다. 인천점 철수에 따라 백화점의 매출(1조7489억 원)과 영업이익(2355억 원)은 각각 8.6%, 5.4% 쪼그라들었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직접 경쟁 상대인 이커머스와 힘겨루기에서 밀리고 있던 데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습격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발길이 급감하고 임시 휴업 손실까지 더해지면서 사업이 휘청이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장 감축 등 대규모 구조조정의 칼날을 빼들었으며, 신세계·이마트는 전문점 사업 재편과 초저가 공세 카드로 대응에 나섰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 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강도 높은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통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롯데쇼핑의 수장에 오른 강희태 롯데 유통BU장(부회장)은 적자 매장을 끌고 가는 대신 과감하게 몸집을 줄이고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결단을 내렸다.
이마트는 앞서 지난해말부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전문점 사업인 ‘삐에로쑈핑’을 아예 접고 ‘부츠’는 부진점포를 폐점하는 등 과감한 정리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해말 강희석 대표로 수장이 바뀐 이마트는 올해 845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점포를 재단장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수익 개선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SSG닷컴은 올해 거래액 목표를 3조6000억원으로 잡았고 이마트24는 올해 900개 매장을 신규 출점하는 등 외형 성장에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