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할퀴고간 오프라인 유통매장…내수 타격 불가피

문 닫은 롯데백화점·면세점 500억 손실…중국인 관광객 줄어 명동·남대문시장 매출 80%↓

▲23번째 확진자의 방문으로 7~9일 임시휴업에 들어간 롯데백화점 본점. (연합뉴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확산하면서 백화점과 소상공인·전통시장의 매출 부진,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인한 내수 소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렇잖아도 온라인으로 소비 습관을 바꾸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매장이 하루가 멀다하고 연이어 폐쇄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초토화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여성인 23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롯데백화점 본점과 롯데면세점 명동점, 에비뉴엘, 영플라자 등은 7∼9일 사흘간 문을 닫으면서 5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확진자가 묵었던 프레지던트 호텔도 6∼16일 영업을 중단했다.

이미 롯데백화점은 2월 첫 주말(1~2일) 매출이 지난해 설 연휴 직후 첫 주말(2019년 2월 9~10일) 매출과 비교해 11% 감소했고, 면세점과 건물을 함께 쓰는 명동 본점은 매출이 30%나 빠졌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12.6% 감소했고, 유커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본점 매출은 23.5% 급락했다.

10일에는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방역을 위해 계획에 없던 휴점을 실시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 전국 12개 점포,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미아점을 제외한 전국 13개 매장은 10일 하루동안 문을 닫기로 해 신종 코로나에 따른 매출 타격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대형마트 역시 방문객 감소로 최근 매출이 평소 대비 최소 20~30% 이상 줄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신종코로나 환진자들의 방문으로 이마트는 군산점과 부천점에 이어 마포공덕점도 임시 휴업을 실시해 매출 일부를 반납해야 할 처지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부천점의 경우 이마트 상위 점포의 한 곳”이라며 “휴점에 따른 매출 타격이 우려되는 데다 재오픈 후에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내국인 소비뿐 아니라 관광객 급감에 따른 매출 감소까지 더해지고 있다.

1월 24∼31일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만2300여명이 줄어, 하루 11%에 달하는 1544명꼴로 감소했다. 방한 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이 34.5%(지난해 기준)에 달하는 만큼 중국인 관광객이 계속 줄어들 경우 여행업, 호텔업, 면세점 등의 피해가 줄줄이 예고되고 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한 음식점·카페 방문객이 감소하고, 명동과 남대문시장 매출은 80%, 광장시장 매출은 50∼70% 줄어들었다는 게 인근 소상공인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2015년 5월 말~6월 우리나라를 휩쓴 메르스 때문에 서비스업 생산 타격은 심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5년 메르스 때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5월 0.7%, 6월 0.5% 감소했으며 도소매업 생산은 5월(-1.4%), 6월(-2.1%),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은 6월(-10.0%) 각각 줄어든 바 있다. 그해 6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11.9% 빠졌다.

문제는 신종코로나가 지역사회로 빠르게 퍼지면서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확진자 동선이 발표될 때마다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다”며 “언제 어느 매장이 문을 닫을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더 두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확산이 되지 않도록 방역과 소독에 신경 쓰는 것 말고는 달리 대응 방안이 없다”며 “갈수록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게 되면 매출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