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대우’ 로고를 붙이고 출시되는 자동차가 있다.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물트럭, 청소차, 덤프트럭이 그 예다. 이들은 아직 대우라는 이름을 갖고 중대형 트럭을 생산하는 ‘타타대우상용차’의 차종이다.
타타대우상용차는 외환위기 이후 인도의 타타그룹이 대우차 트럭 부문을 인수해 탄생한 회사다. 트럭과 특장차를 전문적으로 만들며 한국 상용차 시장과 성장을 함께한 타타대우는 2016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현재는 1300여 명의 직원이 연간 2만3200대 가량을 생산하고, 60개국에 수출하는 회사가 됐다.
타타대우는 지난해 ‘인생 트럭, 고객의 소리로 움직입니다’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발표하며 고객과의 소통 강화와 경영 혁신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김방신 사장이 있다.
“현대차보다 품질과 성능은 10% 더 좋게, 가격은 10% 낮게 만드는 게 제 목표입니다”
김방신 사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개최한 간담회에서 준중형 트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 목표로 친정인 현대차를 지목했다. 그는 1986년부터 20년 넘게 현대차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김 사장은 “종합 상용차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 현재 대형과 중형으로 구성된 제품군을 준중형 트럭으로 확대하겠다”라며 “현대차보다 성능이 좋은 차종의 개발을 끝내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준중형 트럭 시장은 연간 약 1만 대 규모다. 이 중 현대차 ‘마이티’는 90%가 넘는 시장점유율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12월 준중형 트럭을 출시할 예정이고, 출시 5년 이내에 준중형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상용차 시장에도 전기와 수소차가 등장하는 등 미래 차로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 사장은 현재의 배터리 기술을 고려하면 중대형 트럭에서 전기차는 경쟁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에는 수소 트럭이 미래 상용차의 모습으로 보이는데, 그 이전까지는 LNG 트럭이 대안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LNG 트럭은 디젤보다 훨씬 친환경적인데, 양산하는 회사는 타타대우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옛 대우그룹과 관계가 없어진 만큼 사명에서 대우를 뺄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대우의 DNA'를 언급하는 답이 돌아왔다.
“아직도 트럭 차주들은 ‘대우 트럭’이라고 부릅니다. 동남아시아나 중동, 아프리카 등 수출 시장에서도 대우의 브랜드 이미지가 좋은 편이고요. 또, 대우의 좋은 DNA가 아직 직원들에게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대우를 뺄 생각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