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안철수 전 의원이 30일 첫 외부 일정으로 주한프랑스대사와 면담했다. 프랑스식 정치 모델을 활용해 자신의 ‘실용적 중도’ 노선을 부각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주한프랑스대사관을 찾아 필립 르포르 주한프랑스대사와 면담했다. 이날 면담에서 안 전 의원은 독일 체류 당시 2차례에 걸친 프랑스 방문 일정을 주선한 프랑스 당국에 감사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의원은 2018년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프랑스를 방문한 바 있다. 이후 자신의 저서에서 프랑스에서 배운 점으로 △실용적 중도정치 △페이스메이커 정부 △선제적이고 치밀한 국가전략의 중요성 등을 언급했다.
또 이날 일정은 특히 2017년 소속 의원 1명도 없이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향후 정치 행보의 본보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안 전 의원은 최근 출간한 자신의 저서에서도 특별히 마크롱 대통령을 언급하며 “국회의원 한 명 없던 마크롱을 대통령으로 뽑은 프랑스에서 국민들의 힘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전 의원이 현재 처한 상황이 지난 프랑스 대선 당시 마크롱 대통령이 처했던 상황과 닮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안 전 의원이 탈당을 했지만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은 대부분 비례대표 의원이어서 동반 탈당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적 변경이 자유로운 지역구 의원과 달리 비례대표는 스스로 당을 나설 경우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 이들은 신당 창당 등 안 전 의원의 행보를 지원사격하는 데도 제약이 뒤따를 수 있다.
한편 안 전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자신의 ‘정치적 멘토’로 꼽은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와 만남을 갖기도 했다. 한 명예교수는 대표적인 진보 성향 사회학자로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 국정자문단에서 활동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 탈당 직후 갖는 한 명예교수와의 만남은 안 전 의원의 ‘초심’을 부각하는 일정으로 분석된다. 안 전 의원은 전날 탈당 직후 “저의 길은 더 힘들고 외로울 것이다. 그러나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