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안 전 의원은 “어제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보며 저는 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며 “당을 재창당하려 했지만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안 전 의원은 지난 27일 손학규 대표에게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비대위원장직을 자신에게 맡기거나 전당원투표를 통해 선출할 것을 제안했다. 사실상 ‘당권을 넘겨 달라’는 요구다. 이튿날인 28일 손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의원의 제안에 대한 불쾌감과 함께 거절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전 의원은 “당은 지방선거 이후 내홍과 질곡 속에 갇혔고, 희망과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정당이 됐다”며 “소속 의원 개개인의 높은 역량은 기성 정치질서에 묻혀버렸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성 정치질서’라는 표현을 통해 손 대표를 간접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안 전 대표는 “총선이 77일 남은 이 시점에 21대 총선에 나설 바른미래당 예비후보가 20여명에 불과하다는 참담한 현실이 다가와 있다”며 바른미래당의 현 상황을 꼬집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안 전 대표는 “기성 정당의 틀과 기성 정치 질서의 관성으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며 “실용적 중도 정당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고 합리적 개혁을 추구한다면 한국사회의 불공정과 기득권도 혁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게 주어지고 제가 책임져야 할 일을 감당하고자 한다”며 “영원히 사라진다 해도 그 길이 옳다면 결코 주저하지 않겠다. ‘안철수의 길’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