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투자’가 글로벌 중요 투자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환경과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정보 공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한국도 ESG로 공시 대상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갈등도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유럽과 미국, 호주 등 주요 5개국의 ESG 관련 투자는 30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ㆍ사회책임ㆍ지배구조(ESG)를 고려하는 착한투자가 각광을 받으면서 각국 거래소들은 관련 정보를 공시하는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 독일, 일본, 싱가포르 등 24개 국가가 ESG 공시규정을 둔 상태다.
한국거래소도 환경(E)과 사회책임(S)으로 공시 대상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해부터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상장사에 한해 지배구조(G) 공시 의무화를 시작했다. 올해 미국이나 홍콩 등의 사례를 기반으로 EㆍS 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명확하지 않은 ESG 기준으로 상장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은 주목할 대목이다. 임현경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ESG 정보 공시는 세계적 추세로, 정부ㆍ투자자ㆍ국제기구 등 다양한 주체들의 노력과 글로벌 수요로 확대되고 있다”며 “다만 지배구조와는 달리 범위가 매우 넓고 업종에 따라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ㆍS 공시가 도입되면 상장사들은 △고용(이직률, 직원 비율, 승진, 근무기간, 성과평가) △안전보건(산재) △직무 교육과 훈련 △부패방지(뇌물, 금품강요, 자금세탁) △지역사회 투자(스포츠 문화) △협력사와의 상생 △환경단체에 대한 대응 △친환경제품 개발 상황 등을 공개해야 한다.
코스피 상장사 관계자는 “일반 공시 보고서를 준비하는 데도 상당한 기간이 필요해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 등은 정해진 것이 없고,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는 단계”라며 “기업의 공시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투자자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절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