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식물성 패티로 만든 롯데리아의 ‘리아 미라클버거(가칭)’가 다음 달 정식 출시된다. 이는 지난해 일부 매장을 통해 선보인 테스트 제품을 보완한 것으로, 롯데리아가 비건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비건은 육식을 피하는 식습관을 넘어 동물성 재료나 동물 실험 과정을 거친 재료나 성분을 일절 사용하지 않은 ‘완전한 채식주의’를 뜻한다.
비건 트렌드는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16일 시장조사 기관 얼라이드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기준 42억 달러(4조9000억 원) 수준이던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10여 년 후인 2026년 2배(81억 달러ㆍ9조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채식 인구도 100만~150만 명(한국채식연합 추산)으로 2008년 15만 명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롯데리아의 식물성 버거 출시는 이 같은 시장 성장세에 따른 것이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6월 국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100% 식물성 패티로 만든 ‘리아 미라클버거’(△리아미라클 오리지날 △리아미라클 오니언)를 선보였다. 롯데리아는 이 제품을 직영점인 신천점, 건대점, 숙대점 등 3개 점포에서 약 20일간 테스트 판매하며 소비자 반응을 확인했다.
테스트 후 수개월 연구 끝에 새롭게 출시되는 리아 미라클버거는 좀 더 ‘비건 친화적’으로 바뀌었다. 패티뿐 아니라 버거에 사용되는 번스(둥근 빵)와 소스에도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비건 소비자 유인을 위해 더욱 진보한 형태의 식물성 버거가 필요하다는 합의가 내부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출시된 테스트 제품의 경우 “패티를 제외한 소스 등의 재료에 동물성 성분이 사용됐다”는 지적이 일부 비건 소비자 사이에서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리아 미라클버거도 ‘100% 식물성 버거’ 타이틀을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롯데리아 관계자는 “실제로 매장에서 이 메뉴만을 위한 조리 기구 사용이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며 “동물성 메뉴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조리 기구를 (식물성 메뉴에도) 같이 사용하면 ‘교차오염’이 발생할 수 있고, 이 때문에 ‘100% 식물성 버거’로 표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식품의 조리, 유통, 취급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오염의 형태를 ‘교차오염’이라고 부른다.
롯데리아는 일반 소비자와 함께 ‘플랙시테리언’을 잠재 고객으로 설정하고 있다. ‘플랙시테리언’은 평소 채식을 하지만 경우에 따라 육류나 해산물을 먹는, 가장 낮은 단계의 채식주의 유형을 뜻한다.
한편,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업계도 국내에 식물성 버거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거킹은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식물성 고기 패티를 활용한 임파서블 와퍼를 출시한 바 있다. 맥도날드도 지난해 식물성 대체육 전문업체 비욘드미트와 손잡고 식물성 고기를 패티로 사용한 햄버거를 북미 시장에서 시험 판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