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사분규(파업)에 따른 근로손실일수가 최근 20년 이래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 무분규 임단협 타결 등이 근로손실일수 대폭 감소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2019년 노사관계 통계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손실일수는 40만2000일로 전년(55만2000일)보다 27.2% 줄었다. 이는 2000~2019년 기간 동안 가장 적은 수치다.
근로손실일수는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분 측정 지표로 1일 8시간 이상 조업 중단 노사분규 발생사업장을 대상으로 '파업기간 중 파업참가자수×파업시간÷1일 근로시간(8시간)'로 산정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차 노사가 8년 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하고, 부산지하철공사도 인건비 절감 재원을 통한 신규인력 채용에 합의하면서 노사분규에 따른 근로손실일수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근로손실일수는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86만2000일, 2018년 55만2000일, 2019년 40만2000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노사분규(노사분규 발생 사업장) 건수는 141건으로 전년(134건)보다 5.2% 증가했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노사분규 발생 141개 사업장 가운데 1000인 이상 사업장은 46개소로 전년(26개소)보다 76.9% 늘었다. 1000인 미만 사업장은 108개소에서 95개소, 100인 미만 사업장은 38개소에서 35개소로 줄었다.
1000인 이상 사업장 1개소당 평균 분규 일수는 9.9일로 전년(16.8일)보다 41.4% 감소했다. 노사분규 건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분규 일수가 준 것 역시 근로손실일수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고용부는 말했다.
최근 10년 간 우리나라의 근로손실일수는 많은 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07~2017년 평균 주요 국가의 임금 노동자 1000명당 근로손실일수는 덴마크 107.8일, 이탈리아 48.5일(2007년~2008년), 스페인 56.6일, 영국 23.4일, 미국 6.0일, 일본 0.2일 등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42.33일이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장기간 파업은 노사 모두에게 불리하다는 노사의 인식 변화, 어려운 경제여건과 국민정서 등을 고려한 노사간 합의관행 확산, 당사자간 원활한 교섭을 위한 정부의 조정·지원제도 등이 근로손실일수가 감소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노사분규로 인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취약·핵심 사업장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한편 노사 관계 현안점검회의 등을 통해 노사 갈등이 조기에 완료되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