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 참가한 자동차와 IT 업계는 미래 모빌리티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는 별칭에 손색이 없게 만들었다.
7일(현지시간) 이번 CES에 참가한 자동차 업계는 완성차 제조 그 이상의 모습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개인용 비행체(PAV)를 공개했다. △PAV를 기반으로 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허브(모빌리티 환승 거점)를 미래 대도시의 교통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내놓았다.
토요타는 일본 후지산 주변에 70만8000㎡ 규모의 스마트 시티 '우븐 시티(Woven City)'를 내년 초 착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븐 시티는 '살아있는 실험실'로 구상돼 자율주행차와 로봇, 퍼스널 모빌리티, 스마트홈,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현실에서 실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다임러 그룹은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AG 및 메르세데스-벤츠 AG 이사회 의장이 6일(현지시간) 기조연설에서 공개한 '비전 AVTR'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에서 영감을 얻은 콘셉트카다.
벤츠는 이 콘셉트카가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달성하려는 회사의 목표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아우디는 자율주행차 'AI:ME'를 공개했다. 'AI:ME'는 교감하는 모빌리티 파트너인 동시에 제3의 생활 공간'으로 구상됐다. 탑승자는 시선 추적 기능을 통해 차와 소통하고 VR(가상현실) 고글을 사용해 가상 비행도 즐길 수 있다.
BMW는 고급스러움이 차의 크기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i3 어반 스위트 모델을 선보였다. 전기차 i3 어반 스위트는 실내를 편안한 호텔처럼 꾸몄고, 탑승자는 스크린과 개인용 사운드 구역 등을 활용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전자 업계도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5세대 이동 통신(5G)으로 연결된 모빌리티의 미래를 선보였다.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적용한 TCU(차량용 통신 장비) 기술이 가장 눈에 띄었다.
5G 기술을 갖춘 TCU는 수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차에 제공하며 다양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LG전자는 '어디서든 내 집처럼'을 주제로 LG 씽큐 존을 꾸미며 '커넥티드카 존'을 별도로 마련했다. 집에서 이동수단까지 이어지는 AI 경험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커넥티드카 존에는 소형 의류관리기와 냉장고를 비롯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대형 화면이 설치된 미래형 자율주행차가 전시됐다.
또한, LG전자는 룩소프트와의 모빌리티 합작사 설립을 발표하는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소니의 전기차 '비전-S'도 주목을 받았다. '비전-S'는 차 안팎의 33개 센서로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와이드스크린 디스플레이와 정교한 오디오, 커넥티비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비전-S'는 소니의 콘셉트카로 공식적인 출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미래 전기차 비전 'SK 인사이드'를, SKC는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배터리 음극재 동박, 경량화 소재 PCT 필름 등을 소개했다.
IT업계도 전장 사업에 참여했다. SK텔레콤은 전시 부스에 글로벌 전장기업 파이오니아 스마트 센싱 이노베이션즈(PSSI)가 개발한 차세대 단일 광자 라이다를 전시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사물과의 거리와 성질을 감지하고 이를 3D 영상으로 모델링 하는 기술로,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여겨진다.
또한, SK텔레콤은 T맵, 인공지능 누구, 음원 서비스 플로 등 자사의 다양한 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전기차 업체 바이톤과 국내 출시 차종에 이 같은 IVI를 공급하는 협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