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일국양제’ 모범생 마카오 띄우지만...CNN “마카오, 홍콩 대체 못한다”

입력 2019-12-2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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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수개월 반정부 시위에도 금융시장 안정적...환율 시스템도 홍콩 영향력 강화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19일(현지시간) 마카오에서 열린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 공연에 참석해 공연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마카오/AP뉴시스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19일(현지시간) 마카오에서 열린 주권 반환 20주년 기념 공연에 참석해 공연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마카오/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정부 시위로 홍역을 치룬 홍콩 보란듯이 마카오 띄우기에 나섰다. 그러나 홍콩이 지닌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를 마카오가 대체할 가능성은 낮다고 CNN이 2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18일 마카오 반환 20주년 경축식에 참석한 시 주석은 포르투갈로부터 반환 이후, 지난 20년간 마카오가 이룬 성과가 자랑스럽다면서 중국의 일국양제 모범생 마카오를 격려했다. 비슷한 시점인 1990년대, 홍콩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돼 마카오와 함께 일국양제 원칙 아래 중국 본토에서는 누릴 수 없는 정치적 법적 자유를 누리는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마카오와 홍콩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이유로 마카오는 오랜 기간, 중국에게 ‘착한 아이’로 여겨졌던 반면 홍콩은 문제아로 취급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시 주석이 마카오를 홍콩에 버금가는 금융허브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 중화권 매체들도 시 주석이 반중 시위를 이어가는 홍콩과 달리 일국양제 방침에 순종적인 마카오에 금융 허브 건설과 마카오 증권 거래소, 위안화 결제 센터 등의 선물을 안길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CNN은 마카오가 아시아의 금융허브로서 홍콩의 지위를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링고 최 언스트앤영(EY) 아시아·태평양 기업공개 전문가는 “중국이 홍콩에 경계심을 주려는 의도지만 마카오가 홍콩의 금융산업을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홍콩은 글로벌 주식시장의 심장부일 뿐만 아니라 올해 2년 연속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을 제치고 세계 최대 IPO시장을 차지했다.

반면 마카오는 세계 최대 ‘도박 도시’에 불과하다. 지난해 마카오 국내총생산(GDP)의 50%가 도박산업에서 나왔다.

또 존 우즈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태평양 애널리스트는 “마카오에서 경쟁력 있는 증권거래소 설립도 쉽지 않다”면서 “정부가 수년간 금융시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싱가포르조차도 홍콩에 적수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홍콩 증시는 싱가포르의 10배 규모다.

수개월 계속된 반정부 시위 여파로 홍콩 경제가 휘청였음에도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홍콩의 저력이라고 CNN은 강조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홍콩의 정국 불안이 글로벌 금융센터로서의 지위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도 홍콩을 떠나지 않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홍콩 투자 펀드에서 50억 달러(약 5조8050억 원) 규모의 자금이 떠났지만 홍콩의 예금 총액은 여전히 1조7000억 달러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홍콩은 또 해외투자자들이 중국 본토와 거래하는 관문으로 역할하고 있으며 환율 시스템도 홍콩 영향력을 강화하는 요인 중 하나다. 홍콩 달러는 1983년 이래 미국 달러에 고정돼 있고 중국의 위안화와 달리 자유롭게 환전할 수 있다.

나티시스은행은 지난 8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독립해 본토 금융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홍콩 덕분”이라면서 “홍콩이 오랜 시간 중국 금융의 방화벽으로 역할해 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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