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칼라닉은 최근 7주간 자신이 보유한 우버 지분의 90% 이상인 25억 달러(약 2조9025억 원)가 넘는 주식을 매각했다. 이런 추세라면 칼라닉은 앞으로 수일 안에 우버 지분 전량을 팔아치울 수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우버는 5월 상장하고 나서 첫 6개월간 기존 투자자들의 주식 매각이 금지됐다. 지난달 이런 의무보호예수(Lock-up) 기간이 끝나고 나서 칼라닉은 더는 우버에 미련이 없는 듯 회사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칼라닉은 우버를 세계 최대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으로 키웠지만 성차별 등 잘못된 기업문화와 직원들의 잇따른 성추문 스캔들,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한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등으로 비판이 쏟아지면서 2017년 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후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업체 익스피디아 CEO였던 다라 코스로우샤히가 신임 CEO로 영입되면서 우버 구원투수 역할을 맡게 됐다.
칼라닉이 자신이 세운 회사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하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밀어낸 투자자들과 현 우버 경영진으로 인해 오랫동안 좌절을 겪어왔다고 WSJ는 지적했다. 우버가 뉴욕증시에 상장했을 당시 열렸던 ‘오프닝 벨’ 행사에서도 칼라닉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칼라닉이 새로운 사업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자 우버 지분을 매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버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중심으로 공유주방 스타트업인 클라우드키친을 운영하고 있다. 클라우드키친은 올해 한국 토종 공유주방 스타트업 ‘심플키친’을 인수하는 등 한국시장에서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칼라닉이 우버의 미래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않았을 수도 있다. 주가가 회복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서 지분을 정리,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버는 올해 글로벌 증시 IPO 기대주 중 하나였으나 상장 이후 지금까지 주가가 30% 이상 하락하는 등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주가 하락의 최대 이유는 수익성에 대한 불안이다. 우버는 지난 분기 적자 규모가 12억 달러에 달했다.
세계 각국의 규제 강화도 우버의 설 자리를 좁게 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지난 9월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공유업체에 종사하는 운전기사들을 자영업자가 아닌 직원으로 규정해 우버의 사업모델을 뒤흔들었다. 우버는 영국 런던에서 영업면허 갱신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독일에서는 법원이 현지 렌터카 업체를 통한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는 등 사업이 축소될 위기에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