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오는 2021년이면 올해보다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한 가운데 당장 공급 절벽이 코앞에 닥치면서 집값이 더 치솟는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2012가구로 올해(4만3006가구)보다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2015년(2만2131가구) 이후 5년 만에 감소세다.
입주 물량은 이듬해인 2021년 2만1739가구로 더 급격히 떨어진다. 내년 물량의 반토막 수준이다. 예정 물량이 그대로 실현될 경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12년(2만137가구)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특히 입주 물량의 40%를 차지하는 9000가구에 가까운 아파트가 모두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 공급된다. 나머지 21개 자치구 중 구로·종로·성북·도봉·관악·강북구에는 입주 아파트가 아예 없다.
주택 인허가, 착공 실적도 감소세다. 올해 10월 말 기준 주택 착공실적은 5만1021가구다. 지난 2015년 이래 4년 연속 감소세다. 주택 인허가 역시 올들어 10월까지 5만 가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아직 남은 2개월(11, 12월) 실적을 더한다고 해도 작년(6만5751가구) 수치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착공과 인허가 실적은 미래 주택 공급 물량을 말해주는 수치다. 예단하기 어렵지만 공사 기간 등을 감안하면 2021년 이후에도 주택 공급 감소가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입주 물량 감소와 주택 공급 지표 악화는 결국 서울 집값 상승을 더 자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서울 아파트값은 24주 연속 상승세다. 양도소득세 및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주택 구입자금 출처 조사 등 주택시장을 압박하는 악재가 산적한데도 공급 부족과 추가 상승 기대감에 집값 오름세가 거의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추가 규제책에 집값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멈출 수는 있지만 올해가 지나면 입주 물량 감소 영향으로 서울 집값이 더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