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경제공작회의가 이날 시작돼 12일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회의가 열리는 장소로 추정되는 베이징 시내의 한 호텔 주변에 이날 아침 삼엄한 경비가 깔린 가운데 참가자를 태운 것으로 보이는 검은색 자동차들이 잇따라 들어갔다고 전했다.
매년 12월에 열리는 경제공작회의는 내년 경제 운영방침을 결정하는 경제 분야에서 가장 핵심적인 회의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공산당 지도부가 총출동하며 각 지방정부와 주요 국영기업 수장은 물론 인민해방군 간부들도 참석한다.
경제공작회의에서는 내년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한편 경제성장률과 재정수지, 인플레이션 등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목표를 설정한다. 여기서 결정된 내용은 그다음 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리기 전까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현지 언론들은 경제공작회의가 끝나면 회의 내용을 짧게 보도한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더 나아가 치솟는 돼지고기 가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등 여러 난제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5% 올라 거의 8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보다 110% 폭등한 것이 주원인이다.
회의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2020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어떻게 정할지다. 성장률 목표를 올해의 6.0~6.5%에서 더 낮출지 주목된다. 실제로 하향 조정하면 2년 연속 목표를 내리게 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내년 성장률 목표가 6.0%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닛케이는 중국 공산당이 2020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2010년 대비 두 배로 늘린다는 목표가 있지만, 정부가 현재 센서스(경제총조사) 결과를 반영, GDP 증가율 수정에 나서고 있어 설령 내년 6% 성장률이 붕괴하더라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어떻게 할지도 주목된다. 올해는 그 비율이 2.8%였는데 경기를 뒷받침하고자 내년에는 이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도 이번 회의의 핵심 주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오는 15일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1560억 달러(약 186조 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5% 추가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기로 돼 있어 중국 지도부가 회의 이후 미국에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가 운명을 가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