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타계에 재계의 큰 어른이자 도전과 개척의 역사의 별이 졌다고 추모했다.
허 회장은 10일 ‘대한민국을 세계로 이끄신 김우중 회장님을 기리며’라는 제목의 추도사를 통해 “먼 곳에서 들려온 애통한 소식에 밀려드는 슬픔을 주체할 길이 없다”며 “늘 재계의 큰 어른으로 남아 계시리라 믿었고 언제나 변함없이 한국경제를 지켜 주실 것만 같았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김 회장이 해외 무대를 발판으로 대우를 글로벌 기업으로 이끌며 우리나라를 무역 강국으로 이끌었다고 반추했다.
그는 “만 30세, 가난이 당연했던 그 시절, 기업을 손수 일구시고 해외를 무대로 글로벌 기업을 키웠다”며 “가장 먼저, 가장 멀리 세계로 발을 딛으시고는 몸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길을 보여 줬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말씀에 많은 기업인들과 청년들이 두려움 없이 해외로 나갈 수 있었다”며 “그런 시작이 결실을 맺어 지금 우리나라는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글로벌 교역 국가로 우뚝 서 있으며, 세계 7대 무역국이 된 지금도 회장님의 깊은 뜻은 변함없이 저희 마음속에 아로새겨져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허 회장은 김 회장의 ‘품질 제일주의’가 국내 제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진실한 기업가로서 늘 국민을 사랑하시던 청년”이었다고 김 회장을 기리며 “기업이 만드는 제품으로 국민들이 불편을 겪을까 걱정하시며 품질 제일주의를 선언하며 싸게 만들어 많이 팔기에만 바빴던 시절,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당신의 철학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의 기준이 양에서 질로 바뀌는 중요한 변화의 시작이었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김 회장을 ‘경제 외교관’이라고 평가하며 ‘민족의 미래를 위한 큰 꿈을 꾸셨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허 회장은 “1980년대 국가간 통상마찰이 커져갈 시기, 통상사절단 민간 대표로 몸소 뛰시면서 선진국과의 무역 분쟁을 최소화 하는데 앞장섰다” 며 “북한도 예외일 수 없었고, 직접 북한을 방문하시고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 남북 경제 협력의 큰 흐름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 회장의)고귀한 뜻이 한반도 전역에 퍼지는 그 날이 바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이루는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허 회장은 김 회장이 “나라가 어려움에 처하면 국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셨던 헌신적인 애국자”라며 “외환위기 당시 회장께서는 수출이 위기 극복의 열쇠라 여기시고 해법을 제시했다”며 “당시 위기 상황에서 한국이 돈을 갚을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헌신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허 회장은 “우리 사회의 어른으로서 어려운 이들을 보듬고 미래를 키우셨던 마음 또한 잊을 수가 없다”며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한 배려도 남달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학업의 꿈을 잃지 않도록 길을 열어 주셨고 학업 이후에도 청년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글로벌청년사업가들을 손수 키웠다”고 추모했다.
아울러 허 회장은 “우리 경제는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도 회장님의 혜안과 경험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를 누비시며 답을 찾았던 (김 회장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또 “(김 회장이) 걸었던 길은 도전과 개척의 역사”라며 “알래스카에서 아프리카까지 구두와 서류가방만으로 세계 곳곳을 누볐던 발걸음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함께할 것이며 우리나라가 일류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된다면 그것은 회장님의 첫 걸음 때문임을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허 회장은 “부디 과거 힘드셨던 짐 다 내려놓으시고 편안히 잠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