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판교 NHN 플레이뮤지엄 본사에서 만난 이진수<사진> NHN ACE 대표는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수익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 진출 등 다소 공격적으로 기업을 운영해 나갈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NHN ACE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한 회사다. 결제 애플리케이션으로 유명한 NHN페이코의 자회사와 NHN의 ‘손자’ 격이라는 것 정도만 주식투자자들 사이에 알려진 정도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조용한 지배자’로 이름이 높다. 디지털 광고 시장 및 데이터 분석 및 제공업에서는 국내 ‘톱’을 달리는 곳이다. 올 4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의 공식 데이터 판매·가공 기업으로 선정됐다. NHN ACE가 가공한 다양한 데이터를 맞춤 판매하고 기업 데이터도 원하는 조건에 맞게 추출해 컨설팅해 준다.
디지털 광고와 컨설팅이 주력 사업군이던 NHN ACE는 올 하반기 들어 사업다각화를 통한 회사의 체질 개편과 글로벌 기업으로의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다. 광고판매를 하던 회사에서 기업에 데이터 솔루션을 판매하는 회사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NHN ACE는 10월 출시한 데이터 통합 관리 플랫폼 ‘다이티(Dighty)’의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
‘다이티’는 판매, 영업 등을 통해 획득했지만 정리되지 않고 산재해 있는 데이터를 기업 내부에서 직접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이다. 예컨데 실무자들이 신사업이나 신상품을 기획할 때 회사의 기존 판매 데이터를 통해 통찰을 얻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전문가가 아니면 이를 쉽게 다루기가 어렵다. 누구나 쉽게 데이터에 접근해 필요하고 의미 있는 자료와 결론을 추출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다이티의 역할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 대표는 “신상품을 통해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고 보강하겠다”로 내년 목표를 요약했다. NHN ACE는 우선 ‘다이티’를 통해 데이터 솔루션 시장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진수 대표는 “출시 두 달도 안 돼 50여 개 기업에서 도입 의사를 보였으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을 만큼 반응이 좋다”며 “다이티를 응용하고 변형시킨 각종 데이터 솔루션 개발 및 공급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품군 다각화도 병행한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데이터를 다뤄본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도 데이터를 가공해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시간, 비용은 줄이고 효율은 높일 수 있다”며 “시장 자체의 성장이 더딘 분야라 당장의 수익보다 우선 파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도 사업 개편 전략의 일환이다. NHN ACE는 10월 영국 결제 업체인 뱅고(Bango)와 데이터 제휴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향후 국내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 고객사와 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내년을 해외 진출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다양한 국가의 기업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나 솔루션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이를 시장에서 정당히 평가받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것도 이 대표의 포부다. 이는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의 ‘DNA’ 때문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소프트웨어나 솔루션 비용을 아까워하는 것이 일반적일 정도로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의 생각”이라며 “기술자 입장에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