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내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활동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SK그룹 대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주요 상장 계열사의 주주권익 보호 측면에서 그룹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활동 내역에 대한 일부 정보공개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 소속 계열사 간 최고 협의기구다. 삼성그룹의 과거 미래전략실 등 다른 그룹의 컨트롤 타워와는 달리 의결기구가 아닌 협의 기구다. 협의회에 참여하는 SK그룹 16개 계열사(상장사 9개, 비상장사 7개)의 여러 대표이사가 협의회 산하 위원회에서 위원장을 겸임하고 주요 상장사의 임원이 협의회 업무를 겸임하고 있어 협의회가 계열사의 투자 결정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연구소는 "협의회 운영을 위해 각 회원사가 적지 않은 운영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며 주요 투자 결정에 따른 공시가 계열사 주주에게 적절한 시점에 공개되지 않아 협의회 활동내역에 대한 일부 정보공개가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올해 4월 계열사 관련 공시에 따르면 그룹 소속 7개 계열사가 지난해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운영비용으로 부담한 금액은 10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5% 증가했다.
보고서는 최근 SK그룹 내 5개 주요 계열사가 베트남 기업에 대해 1조 원대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실질적인 영향력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되나 주요 상장 계열사가 의무공시대상에서 제외됐으며 투자 결정과 관련해 이사회 안건으로도 상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협의회 업무에 기여하고 있는 계열사 임원의 파견 비중과 운영비용 부담 등을 고려하면 협의회의 활동내역에 대해 자발적인 일부 정보 공개가 상장 계열사 회원사의 주주권익 보호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협의회는 법인 성격이 아니며 어느 계열사에도 속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소속도 명확하게 정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K그룹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긍정적인 사항으로는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점과 높은 전자투표제 도입 비율을 꼽았다.
SK그룹 지배구조는 단기적으로 지주회사 SK를 중심으로 안정적이나 SK텔레콤과 관련한 중간지주회사 전환을 비롯해 향후 형제간 계열 분리 등 중장기 과제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연구소는 "SK디스커버리는 최창원 대표이사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계열분리에 준하는 수준의 경영을 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SK네트워크의 SK매직 인수를 비롯해 최근 렌터카 및 주유소 매각 등 큰 규모의 지배구조 이벤트가 계속 발생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일부 계열사의 분리경영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