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은 한국 신재생에너지 역사에 한 점을 찍은 시기다. 국내 최초의 상업용 해상풍력단지인 '탐라해상풍력단지'가 문을 열고 대한민국 해상풍력발전시대의 개막을 알린 것.
사실 '처음'이라는 부담 때문에 우려도 적지 않았다. 주민과 환경단체 등의 반대도 심했다. 하지만 끝내는 상업 운전에 성공하며 국내 해상풍력발전 정착 가능성의 가늠자 역할에 들어갔다.
2년여가 지난 현재 두 장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발전량·가동률·이용률의 3대 평가지표는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고 주민들은 오히려 발전기를 더 확장하길 바라고 있다. '탐라해상풍력단지'는 국내 해상풍력의 선도모델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제주도 한경면 두모리와 금등리 일원 2만5000평 공유수면에 건설된 탐라해상풍력은 한국남동발전이 운영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상풍력발전단지다. 설비용량은 3MW(메가와트) 풍력발전기 10기로 구성된 30MW다. 총사업비 1650억 원이 투입됐다. 2006년 8월 발전사업허가가 났으나 9년 동안 주민 반발 등에 부딪혀 공사를 시작도 하지 못했다. 이후 2015년 4월 주민과의 합의가 마무리되고 금융 조달에 성공하며 착공에 들어가 2017년 9월부터 발전(發電)을 시작했다.
탐라해상풍력단지 2년의 운영에서 나온 성과는 눈부시다.
우선 실적을 보면 다양한 지표에서 목표치를 웃도는 등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차 연도 운영실적을 기준으로 발전량은 8만 6049MWh(메가와트시), 가동률은 99%, 이용률은 32.7%에 달한다. 각각의 목표가 7만6013MWh, 95%, 28.9%인 점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성과다. 매출액 역시 계획했던 236억4000만 원보다 113%나 많은 267억6000만 원을 기록했다. 2018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의 2차 연도 성적도 목표치를 웃돌았다.
실적보다 더 중요한 성적표는 따로 있다. 바로 주민과의 상생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우려가 컸던 소음 문제는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가 풍력발전기의 소리를 잡아주는 ‘백색 소음’ 효과로 지금은 ‘기계 소리 때문에 시끄럽다’는 민원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남동발전의 설명이다.
물고기가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어족자원의 파괴도 기우였다. 오히려 해저 속 구조물, 사석 등이 물고기 집인 '어초' 역할을 하면서 감태·굴·낙지·소라·전복 등이 몰려 지역 주민의 수익이 늘었다. 금등리 해녀들은 할당된 1년 어획량을 9개월 만에 다 채웠으며 발전소 측은 수중 촬영을 통해 잠겨 있는 발전소 구조물이 어장 역할을 해서 해삼, 소라, 해초, 어류 등이 더 늘어났음을 확인했다.
주민과의 수익공유도 눈에 띈다.
탐라해상풍력단지는 발전수익 일부를 약 200세대 지역주민·제주도와 공유하고 있다. 이 외에 두모리조트·금동체험 마을 등 해상풍력과 연계된 사업은 지역주민 새 소득원이 됐고 발전소 건설·운영 과정에서만 4만3000여 명의 고용도 창출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탐라해상풍력단지의 상업 운전 개시를 통해 연간 제주도민의 약 2만4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8만5000MWh의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30억 원의 지역발전기금 출연을 통해 제주도민과의 상생 성장에 기여하는 등 제주도의 '탄소 없는 섬(Carbon Free Island JEJU)'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보급 확산과 함께 국산 해상풍력발전기의 건설 및 운영에 대한 실증데이터(Track Record) 확보를 통해 국내 풍력 산업의 수출 기반 조성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