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상·하원에서 통과된 홍콩 인권법안에 서명하고 나서 수 시간 만에 중국 외교부가 이날 비난 성명을 냈다.
외교부는 “미국 측이 이른바 ‘홍콩 인권법안’을 성립시킨 것은 홍콩 문제 해결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것은 물론 중국 내정에도 심각하게 간섭하는 것”이라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규칙을 엄중히 위반한 헤게모니 행위로 중국 정부와 인민은 결연히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홍콩이 조국(중국)으로 돌아온 이후 ‘일국양제’ 시스템은 널리 인정된 성공을 거뒀으며 홍콩 주민은 법률에 따라 전례 없는 민주적 권리를 누리고 있다”며 “미국은 사실을 무시하고 무고한 사람을 때리고 불을 지르며 법치를 짓밟고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폭력 범죄자들을 노골적으로 지지했다”고 비난했다.
성명은 “미국이 ‘일의고행(一意孤行·자기 고집대로 계속 외길을 고집하는 것)’ 하지 않기를 권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중국은 단호하게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로 인한 결과는 미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서명한 홍콩 인권법안은 홍콩에서 인권 탄압 등이 있을 경우 그와 관련된 중국 정부 관계자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 미국 국무부가 매년 홍콩의 인권과 민주주의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평가해 홍콩에 제공해온 관세와 비자발급 등 특권 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중국 금융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 인권법안 서명에도 상대적으로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중국 본토와 홍콩증시 거래량은 30일 평균치보다 약 24% 적은 상태다.
중국과 홍콩증시 모두 하락하고 있지만 하락폭은 1%도 안 된다. 중국증시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후 2시 40분 현재 전일 대비 0.63% 하락한 2884.84를 나타냈다. 홍콩증시 항셍지수 하락폭은 0.15%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비록 법안에 서명했지만 중국시장은 이미 이달 초 미국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켰을 때 이번 이슈를 반영한 상태라며 중국의 보복 계획이 우려되지만 아직 중국 정부도 보복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아 시장이 동요하지는 않았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