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알리바바 주가는 홍콩 증시 데뷔 첫 날인 이날 오전에 공모가(176홍콩달러, 약 2만6000원)보다 6% 이상 높은 187홍콩달러로 출발해 한때 7% 이상 뛴 189.50홍콩달러까지 올랐다.
2014년 9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한 알리바바는 이번 홍콩 상장을 통해 보통주 5억 주에 그린슈 옵션 7억5000만 주를 발행, 총 1012억 홍콩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홍콩 증시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올해로 따지면 12월에 상장을 앞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사우디아람코를 제외하고 가장 크다.
이번 알리바바 중복 상장에는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큰 힘을 발휘했다. 아시아, 유럽, 미국 등 각국 투자자들로부터 주문을 받았는데 해외 투자자들에게 할당된 주식 중 3분의 1이 중국 본토 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설명했다.
시장의 또다른 관심은 이번 상장을 통해 홍콩이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지위를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다. 홍콩증권거래소는 2018년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에서 최고를 기록했으나 올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밀렸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정국 불안이 심화하자 홍콩 증시 상장을 예정했던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연기하면서다. 애초 알리바바도 8월말 홍콩 증시 상장을 계획했으나 반정부 투쟁이 이어지면서 이를 연기한 바 있다.
알리바바의 성공적인 홍콩 증시 데뷔는 위축된 홍콩 증시와 경제에 실질적, 심리적으로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매기 우 알리바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홍콩은 매우 좋은 시장이다. 2014년에 상장하고 싶었는데 규정 때문에 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상장을 계기로 다른 기업들도 상장 대열에 합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24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80% 이상 의석을 휩쓰는 압승을 거뒀다. 당선자들은 선거 다음날 홍콩 시위대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홍콩이공대를 찾았다. 현재 이공대 내에는 30여 명의 시위자가 남아 있다. 이날 침사추이를 비롯해 훙함, 야우마테이 등 이공대 주변 곳곳에서는 이공대 내 시위자들을 위한 지지 시위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