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쇠고기 유통ㆍ판매에 있어 가격, 품질 등의 주요 지표가 되는 쇠고기 등급 기준이 다음달 1일부터 개편 시행된다고 밝혔다.
쇠고기 등급제도는 시장 개방에 대응해 국내산 쇠고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993년 도입됐다. 지금까지 국내산 쇠고기의 고급화, 수입산과의 차별화 등 성과를 가져왔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기존 등급제가 근내 지방(마블링)을 중심으로 한우를 평가해 한우 가격을 인상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건강을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이에 따라 이번 개편에는 마블링 기준이 완화된다. 새로운 기준은 육질 등급(1++, 1+, 1, 2, 3)에서 1++등급과 1+등급의 마블링 기준을 조정했다. 1++등급은 지방함량 기준이 현행 17% 이상에서 15.6% 이상으로 낮아지고, 1+등급은 13~17%에서 12.3~15.6%로 낮아진다.
새 기준에 따라 앞으로는 마블링이 적은 고기도 최상등급인 '1++'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마블링을 늘리기 위해서는 사육 기간을 늘려야 한다"며 "이번 기준 조정으로 한우 사육기간을 줄여 생산비도 줄어들고, 소비자는 선택 폭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평균 사육기간은 31.2개월에서 29개월로 2.2개월이 단축되고, 사육비는 마리 당 44만6000원, 연간 1161억 원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평가 항목(근내지방도·육색·지방색·조직감 등) 각각에 등급을 매겨 그중 낮은 등급을 최종 등급으로 정하는 최저등급제를 도입했다.
현재는 마블링에 따라 예비 등급을 결정한 뒤 육색과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 등에서 결격 항목이 있을 경우 등급을 낮추고 있지만, 앞으로는 마블링 외에 다른 항목들도 개별 평가한 뒤 그 중 최하위 등급을 고기의 최종 등급으로 정하는 것이다.
또 이번 개편에서는 소 한 마리당 생산되는 정육량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육량지수 계산식을 개선했다. 더 정확한 지표가 제공됨으로써 농가 생산관리의 효율성을 높여 생산량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기대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개편을 위해 지난해 12월 축산법 시행규칙과 축산물 등급판정 세부기준(고시)을 개정한 데 이어 11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쳤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숙성육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고려해 내년부터 연도(tenderness)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시범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요구와 국내외 산업 여건 등을 고려해 쇠고기 등급제도 전반을 재검토해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등급제 개편을 통해 축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한편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농가와 유통업계,도매시장 관계자 등에 대해서도 개편된 기준이 현장에서 차질없이 정착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