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그는 부산 금정에서 18·19·20대에 당선된 당내 최연소 3선 의원이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과 부산시당위원장이다.
김 의원은 불출마 선언문에서 "정치 혐오증에 시달려왔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권에서 만성화를 넘어 이미 화석화되어 버린 정파 간의 극단적인 대립 구조 속에 있으면서 실망-좌절-혐오-경멸로 이어지는 정치 혐오증에 끊임없이 시달려왔음을 고백한다"면서 "권력에 집착하는 인간의 본능과 그 탐욕의 민낯이 보기 싫어 눈을 돌리려 해도, 주인공과 주변 인물만 바뀐채 똑같은 구조의 단막극들이 무한반복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권력을 가졌을 때와 놓쳤을 때 눈빛과 어투와 자세가 180도 달라지는 인간 군상의 모습에서 결국 이제는 측은한 마음만 남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J.R.R.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절대반지’에 빗대 정치권의 무책임을 비판했다. 그는 "절대반지는 온 세상을 정복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이지만,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이 반지를 끼는 순간 이성을 잃게 된다"며 "공적 책무감으로 철저히 정신무장을 해야 그것을 담당할 자격이 주어짐에도, 아무리 크든 아무리 작든 현실정치권력을 맡은 사람이 그 권력을 사유물로 인식하는 순간 공동체의 불행이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다른 의원들의 퇴진을 촉구하는 듯한 말도 남겼다. 김 의원은 "나이 50을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다"면서 "지명(知命)은 삼지(三知), 즉 지분(知分), 지족(知足), 지지(知止)로 풀이된다. 즉 분수를 알고, 만족할 줄 알며, 그칠 때를 알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