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부터 전투기를 구매하려는 이집트를 향해 미국이 제재를 각오하라는 경고를 보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집트 국방장관에 서한을 보내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Su)-35를 구매하기로 한 러시아와의 계약을 취소하라”고 압박했다. 이어 “러시아와 어떤 무기든 거래할 경우, 향후 미국과의 군사 거래 및 안보 지원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면서 “러시아 군사장비의 구입을 금지한 미국의 CAATSA(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법에 따라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동맹이면서도 러시아와 군사 협력 강화에 나선 이집트는 올해 초 러시아 전투기인 수호이-35 20대 이상을 구매하기로 했다. 계약 규모만 20억 달러(약 2조3000억 원)에 이른다.
미국의 경고 서한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군사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이집트를 방문한 시점에 보내졌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중동 동맹국에 대한 이례적인 경고 서한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미국이 무기 판매 감소를 우려하고 있으며 중동에 대한 러시아의 세력 확장을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분석이다.
지난 수십년 간 미국은 이집트에 F-16 전투기, 공격용 헬리콥터 등 무기를 판매해 왔다. 군사 및 경제적 지원도 지속됐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가 중동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나서면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병력과 무기를 지원한 바 있다. 터키에도 러시아의 미사일방어체계 S-400을 판매했다.
미국은 터키가 러시아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입한 이후, CAATSA법에 따른 제재는 하지 않았지만 터키에 판매하기로 예정됐던 F-35 전투기 수출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