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전일 하락폭을 모두 되돌림했다. 기대를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급에서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가 곧 이뤄질 것이라는 언급 외에 추가적으로 더 진전된 내용이 없었던 실망감에다, 홍콩이 내일부터 휴교령을 내리는 등 불확실성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위안화도 7위안으로 되돌림했고, 아시아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수급적으로도 전일 숏베팅(달러매도)을 되돌렸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이 여전해 원·달러가 1170원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반면 불확실성이 여전해 1160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어렵다고 평가했다. 1160원에서 1170원 사이에서 뉴스 등에 변동성만 키우는 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1165.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65.1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3.9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8.56원(0.81%) 오른 1070.74를 기록했다. 전장 낙폭 8.92원(0.83%)을 거의 회복한 셈이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65.9/1166.1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5.8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트럼프 연설에 대한 기대가 컸었던 것 같다. 원론적 언급 이외에 추가적인 말이 없자 어제 장막판 숏베팅에 대한 전면적인 되돌림을 한 것 같다”며 “아시아증시도 니케이, 상해 등이 조정을 받는 모습으로 어젯밤 미국 증시와 다른 모습이었다. 리스크를 축소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가 1160원대 초후반을 오가며 일중 변동폭을 키우는 분위기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노이즈와 헤드라인 뉴스에 출렁이는 장이 계속될 것 같다. 홍콩사태도 위안화에 영향을 미치며 원화에 꾸준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는 1160원과 1170원을 상하단으로 해 등락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위안화가 다시 7위안을 넘어서자 원·달러도 이에 연동한 느낌이다. 다만 오후장에 위안화가 추가상승이 막히면서 원·달러도 급등세가 제한됐다. 주가도 하락해 위험선호가 약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계속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진게 아니라 1170원도 막힐 것 같다. 아래쪽도 홍콩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막혔다”며 “위안화 흐름에 연동하면서 관련 뉴스들에 따라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0.08엔(0.07%) 내린 109.06엔을, 유로·달러는 0.0003달러(0.03%) 하락한 1.1013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25위안(0.17%) 상승한 7.02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8.47포인트(0.86%) 하락한 2122.45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니케이225는 200.14포인트(0.85%) 내린 2만3319.87에,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13.92포인트(0.48%) 내린 2900.91에, 홍콩 항셍지수는 535.00포인트(1.98%) 급락한 2만6530.28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