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주가 발목을 잡고 있던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가 사라진 데다, 내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면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란 기대감 덕이다. 손태승 회장의 글로벌 세일즈 전략이 통한 셈이다.
12일 금융권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외국인 투자비중은 31%를 기록 중이다. 출범 초(27.3%)와 비교하면 1년여 만에 3.7%포인트 늘었다. 지난 8월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인해
30%대가 무너지기도 했지만, 탄탄한 자기자본이익률(ROE, 11.3%)에 힘입어 이내 30%대를 회복했다.
나머지 금융지주사들의 외국인 투자비중을 보면 '노랑머리'의 우리금융 사랑은 더 두드러진다. 올해 금융지주 회장들의 적극적인 해외 기업설명회(IR)에도 불구하고 신한지주(67.2%→65%), KB금융(68.6%→66.6%), 하나금융(70.2%→67.1%) 모두 외국인 투자비중이 연초 대비 줄었다.
초저금리 속에서 넉넉한 실탄을 바탕으로 내년 증권과 보험사 M&A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우리금융의 최대 출자 여력은 6조9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빅4' 중 가장 많다.
M&A 효과는 실적으로 증명된다. 올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동양·ABL자산운용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최근 롯데카드 지분도 매입했다. 그 덕에 3분기 ROE는 11.3%를 기록했다. '빅4' 중 가장 높다. 내년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하면 ROE는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손 회장의 해외 비즈니스 전략이 통했다고 평가한다. 그는 올해 홍콩, 북미, 중동 등을 돌며 글로벌 '큰 손'들에 우리금융의 매력을 알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영악화로 증권ㆍ보험사 몸값이 싸지는 건 우리금융에 큰 호재"라면서도 "다만 DLF와 라임 사태가 비은행 강화를 위한 전략에 제동을 걸 수 있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