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흔의 共有하기] 8년 뒤면 '타다'도 자율주행차에 시장 뺏긴다

입력 2019-11-12 11:00 수정 2019-11-1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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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으로 취재차 출장을 가게 됐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필리핀 출장은 가봤지만 태국은 처음이라 이것저것 검색을 해봤다. 우선 방콕 공항에 내려서 어떻게 호텔까지 가야 하는지가 관건이었다. 인천공항처럼 방콕 쑤완나품 공항에도 공항철도도 있다고 하고 퍼블릭 택시라는 공항택시도 있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그런데 가장 많은 여행객들이 추천하는 것은 그랩(Grab)이었다.

그랩이 현대자동차가 투자한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회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이용해보려고 알아보니 그랩은 싱가포르를 기점으로 베트남, 필리핀(마닐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등 8개 국가 22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택시와 경쟁하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었다. 동남아는 젋은 인구가 많아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대중 교통수단이 부족한 곳이 많기 때문에 차량 공유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그랩을 보면 우리나라의 차량공유서비스 회사인 '타다'의 상황이 겹치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택시업계의 지적처럼 타다가 현행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맞다. 여객운수사업법 34조는 11~15인승 승합차를 임차하는 사람에게 자동차대여사업자의 기사 알선을 허용한다는 것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택시업계에서는 택시 면허가 있어야 운영할 수 있다는 4조와 렌터카 등으로 돈을 받고 손님을 태울 수 없다는 34조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의 기소도 이런 법 조항을 고려한 것이다.

대중 교통수단이 발달한 우리나라와 태국 등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우리나라 택시에 대한 불만은 이미 한계치라는 것도 엄밀하게 사실이다. 실제로 타다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1400대가 운영 중이고 120만 명이 가입했다. 재이용률은 89%라고 한다.

현재의 타다 논란은 기존 산업과 신산업 사이의 갈등이다.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정부는 이미 2027년 완전자율주행을 상용화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불과 8년밖에 안 남았다. 완전자율주행이 상용화가 된다면 타다도 이제는 기존 산업으로 전락하고 새로운 모빌리티 업체가 탄생해 타다를 밀어낼 것이다. 얼마 전에 만난 국토교통부 고위공무원은 "무인드론 택시가 생각보다 빨리 상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늘에서는 지상보다 인프라 구축 등이 덜 필요해 상용화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사실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하늘길만 만들어주면 무인드론 택시는 당장에라도 날아다닐 수 있다.

국토부는 이미 올해 8월에 미래드론교통담당관을 신설했다. 정부 차원의 드론 교통관리체계 마련 및 시범서비스를 2023년까지 구현하고 민간 차원의 드론 택시 서비스모델 조기 상용화를 유도한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내놨다. 2023년이면 인천공항에서 과천까지 드론 택시로 17분 만에 간다고도 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불과 몇 년 뒤 기존 택시, 타다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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