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열흘만에 1160원대로 올라섰다. 전일대비 상승폭도 3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장막판 숏스퀴즈(달러매도포지션 대량청산)가 나오며 오름폭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홍콩 리스크 부각과 함께 역외 위안화(CNH)가 7위안(포치·破七)을 회복한 것이 트리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미중 관세 철폐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하고 나서면서 원·달러는 역외부터 상승압력을 받았다. 홍콩 시위에서 사망자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 관련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확산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조정장세를 보일 상황에서 숏스퀴즈가 나오며 원·달러 오름폭이 예상보다 컸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하락세에 변화를 줄만큼은 아니라고 봤다. 이번주 트럼프와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의 증언과 13일 자동차 관세부과 결정이 예정돼 있다. 변동성 장세 속에서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1170원을 고점으로 115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장중엔 1166.8원까지 올라 1일 장중 기록 1170.9원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1159.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57.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9.0원이었다. 이 역시 지난달 21일 9.1원 이후 최대폭이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57.9/1158.3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3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원·달러가 장막판 많이 올랐다. 위안화가 7.01위안까지 오르면서 원·달러 시장에서 숏스퀴즈가 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철회를 부인하면서 최근 강세(원·달러 하락)를 되돌릴만한 분위기였지만 약간 과한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일정부문 노이즈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상치 못한 잡음들은 아니다. 원·달러가 오르더라도 1170원이 레인지 상단으로 보인다. 원·달러 하락 방향성이 바뀔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에다, 홍콩 시위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중국 관련 불확실성이 확산했다. 서울 외환시장 막판에 위안화가 많이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번주 트럼프와 파월 증언이 예정돼 있고, 13일엔 자동차 관세부과 결정이 있다. 이번주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달러는 1150원에서 117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31엔(0.28%) 하락한 108.96엔을, 유로·달러는 0.0006달러(0.05%) 상승한 1.1023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22위안(0.31%) 오른 7.0087위안을 기록 중이다. CNH는 장중 7.0125위안까지 오르기도 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3.14포인트(0.61%) 떨어진 2124.09를 기록했다. 일본 니케이225는 60.03포인트(0.26%) 내린 2만3331.84를, 중국 상해종합은 51.94포인트(1.75%) 급락한 2912.25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