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시장(EM) 지수 내에서 한국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면서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는 대외 환경 개선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 확대 등으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 비중 조정에 따라 오는 27일부터 중국 A주 대형주의 MSCI 신흥국 시장(EM) 지수 내 시가총액 비율이 15%에서 20%로 5%p 늘고, 중국 A주 중형주 지수 종목 역시 20%로 편입된다.
이에 따라 한국 시장의 MSCI 신흥국 시장(EM) 지수 내 비중은 12.03%에서 11.59%로 0.44%p 줄어들게 됐다. 앞서 지난 5월과 8월 한국 비중은 각각 12.2%, 11.5%로 직전 대비 0.5%p, 0.32%p 감소한 바 있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 펀드 등에서 자금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상품의 경우 추종하는 지수가 담고 있는 종목 비중과 펀드 포트폴리오 내 종목 비중을 비슷하게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MSCI EM 지수 내 한국 시장 비중이 줄어드는 만큼 시장에 유입되는 금액도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대가 더 큰 모양새다. 이미 MSCI 지수 내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었던 데다 앞서 유출된 금액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시장의 경우 ETF 순매수량은 달러화 지수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최근 달러화가 방향성을 아래로 튼 상황인데다 대외 경제적 환경도 개선돼 신흥국 시장, 한국 ETF 전반에 추가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대외적 경제 환경이 개선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ㆍ중 무역협상이 기대보다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늘고 신흥국 시장 전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어서다.
한 연구원은 “길게 놓고 보면 오히려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며 “지난 5월 이후 순유출세를 이어가던 MSCI 한국물 ETF가 최근 들어 소폭 순유입으로 전환되는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외인 패시브 수급이 개선되며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자금 흐름이 끊이지 않게 되면 수급 상황도 개선되는 만큼 지수도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올 1월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ETF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주가 전반의 오름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지영 연구원은 “수급이 지수 전체의 상승세로 무조건 이어지지는 않지만 도움은 될 수 있다”며 “자금이 많이 들어올수록 좋기 때문에 절대적인 유입 규모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