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쇼핑객들이 세계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행사에서 미국 제품을 보이콧할 예정이라고 3일(현지시간) 포브스가 보도했다.
광군제는 매년 11월 11일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개최하는 대형 할인 이벤트다. 지난해 광군제 매출은 하루 동안 약 308억 달러(약 36조 원)에 달해 과거 세계 최대 쇼핑축제였던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와 사이버먼데이(추수감사절 다음 주 월요일)를 압도했다.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은 62억 달러, 사이버먼데이는 79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가 지난달 말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는 광군제 행사에서 미국 브랜드 대신 자국 제품을 구입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그 이유를 “애국심 때문”이라고 밝혀 미중 무역전쟁을 배경으로 한 민족주의가 보이콧의 주된 이유임을 시사했다. 앨릭스파트너스는 10월 2~7일 약 2000명의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제이슨 응 앨릭스파트너스 이사는 “중국 소비자들이 현지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친중국 감정이 이런 선호를 더욱 크게 하고 있다”며 “중국 브랜드도 품질과 디자인, 또는 마케팅이 약한 예전의 이미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0%로, 분기별 집계가 시작된 199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지만 중국의 쇼핑 열기가 식은 것은 아니다. 베이징과 청두 등 대도시 쇼핑객들은 올해 광군제에 작년보다 54% 많은 평균 6265위안(약 103만 원)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올해 광군제 전야제에 참석해 행사 열기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그럼에도 중국 소비자들의 보이콧이 현실화하면 그동안 중국시장의 성장에 의지했던 미국 기업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포브스는 피해 입을 미국 브랜드로 ‘나이키’와 ‘랄프로렌’, ‘코치’ 브랜드를 보유한 럭셔리 업체 태피스트리 등을 꼽았다.
한국과 일본, 유럽 브랜드들은 오히려 혜택을 볼 수 있다. 앨릭스파트너스 설문조사에서 중국 쇼핑객의 30%는 외국 브랜드 구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캐서린 러스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캠퍼스 국제무역학 교수는 “관세는 숨겨진 소비세와 같다”며 “이는 당신의 영수증에 나타나 있지 않지만 주머니에서 빠져나가는 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매업체들이 관세 충격을 골고루 분산시켜 소비자들이 가격표를 보고 충격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소비자들이 부담할 전체적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중국에 대한 관세로 미국 가계가 평균 1000달러를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