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빅3(롯데·신라·신세계)’ 가운데 2분기 나 홀로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했던 신라면세점의 실적이 3분기 뒷걸음질 쳤다. 신라면세점은 홍콩 시위로 인한 첵랍콕 면세점의 실적 부진,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하는 고질적인 한계 등으로 영업이익 악화가 예상됐다.
호텔신라는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줄어든 573억7400만 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면세사업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결과다. 호텔신라는 매출의 90%, 영업이익의 80%가 면세사업에서 발생하는 만큼 면세사업이 흔들리면 실적에 직격탄을 받는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9% 증가한 1조 4752억8000만 원을 기록했다.
면세사업의 영업이익은 24% 감소해 451억 원에 그쳤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35%나 줄어들어 감소 폭이 더 크다.
호텔신라 측은 “과다경쟁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첵랍콕 면세점 실적이 악화해 악재가 겹친 영향도 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호텔&레저 부문 매출은 8% 증가한 1367억 원, 영업이익은 43% 증가한 123억 원으로 나타났다. 호텔 영업환경 개선과 여행사업 호조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라면세점뿐 아니라 3분기 면세업계의 실적은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면세 산업의 장기적 성장성에 대한 우려는 완화했으나 보따리상 중심으로 면세점 매출 구조가 재편되면서 수익성을 둘러싼 우려는 오히려 커졌다”라고 예측했다.
한편 신라면세점은 미주 면세점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 호텔신라는 세계 1위 기내 면세 사업자인 미국 ‘3Sixty’의 지분 44%를 취득했다. 취득금액은 약 1417억 원으로 호텔신라 전체 자기자본의 1.9% 수준이다.
3Sixty는 지난해 영국의 유통전문지 무디리포트가 선정한 세계 20위 면세사업자다. 기내 면세 사업자 중에서는 1위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6억 유로(약 8000억 원)에 달했다. 총 21개 항공사 기내면세점을 운영하며, 에어캐나다·버진에어웨이·싱가포르에어라인 등 주요 항공사와 거래하고 있다. 국제공항과 크루즈터미널에서도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미국 3Sixty사의 지분 취득을 통해 신라면세점은 미주 지역 진출로 해외 면세사업의 다각화를 이룩, 명실상부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면세점 전문업체로 해외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