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가격 하락 탓에 3분기 영업손실이 4000억 원을 넘어서며 적자 폭을 키웠다.
시장 전망치 3203억 원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적자를 내면서, 올해 누적 적자는 9375억 원으로 증가했다. 연간 영업손실만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 매출 5조8217억 원, 영업손실 4367억 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매출은 LCD 팹(Fab) 가동률 조정으로 면적 출하가 전 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면적당 판가가 높은 플라스틱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이 본격화되고 모바일용 패널 판매가 확대되며 전 분기(5조3534억 원) 대비 9% 증가했다.
반면, LCD TV 패널 가격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급락했다. 관련 팹 가동률 축소, 플라스틱 OLED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로 3분기 영업 적자 폭은 전 분기(영업적자 3687억 원) 대비 규모를 키워 4367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4422억 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118억 원(EBITDA 이익률 10.5%)이다.
3분기 제품별 매출 비중은 LCD TV 팹 가동률 조정에 따른 출하 감소 영향으로 TV용 패널이 전 분기 대비 9%포인트 축소된 32%를 기록했다.
모바일용 패널은 플라스틱 OLED 패널 생산이 본격화되며 전 분기 대비 9%포인트 증가한 28%를 기록했다. 노트북과 태블릿용 패널은 21%, 모니터용 패널은 18%를 차지했다.
사실상 LG디스플레이는 연간 영업손실 1조 원을 넘어서는 게 확실시되고, 4분기 실적에 따라 영업손실 1조5000억 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한상범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정호영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정 사장은 수익성이 떨어진 LCD 대신 OLED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생산직 인력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동시에 OLED로의 사업 구조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LCD TV 개발조직을 통합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정 사장은 대형 OLED와 스마트폰용 소형 OLED 두 축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OLED 사업 안정화에 나설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정 사장 부임 이후 한 달 동안 미래 성장 전략과 구조혁신 안건에 대해 ‘제로베이스(zero base)’ 로 준비하고 있다. 구조혁신 방향은 단순 비용 축소나 인원 감축 형태가 아닌 사업 구조와 경쟁력 측면에서 접근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TV 부문은 P7·P8 LCD 공장 다운사이징(축소)을 기본으로 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 확보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동시에 기존 LCD 영역에서 차별화가 가능한 IT·커머셜(상업용)·오토(자동차용) 사업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대형 OLED는 제품 본연의 가치를 활용한 시장 대세화를 가속하고, 스마트폰용 플라스틱 OLED의 사업 조기 안정화 기조를 지속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 사장은 취임 후 임직원에게 처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구조 혁신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하는 일, WOLED(TV용 대형 OLED)의 대세화와 함께 확실한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일, PO(스마트폰용 소형 OLED)사업을 정상궤도에 진입시키는 일이 당면과제”라고 밝혔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적 경쟁력을 갖기 위해 사업구조 혁신을 진행 중”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LCD 구조개선 활동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차별적 가치를 줄 수 있는 기술과 제품군을 중심으로 장기 비전을 수립해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실적은 4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나 글로벌 업황 부진, 사업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내년 초까지도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