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검찰 개혁’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당기기 시작했다. 검찰에 ‘아주 강력한 자기정화 방안’과 ‘추가적인 개혁안’을 요구했다.
16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법무부 김오수 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을 만나 “감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해 강력한 자기정화 기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 직접 보고하라”고 법무부와 검찰에 지시했다. “기존에 발표된 검찰개혁 방안 외에 새로운 개혁안도 마련해 직접 보고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후임 장관을 인선하는 데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리는 반면 검찰 개혁은 아주 시급한 과제가 됐다”면서 “우선 시급한 것은 조국 장관이 사퇴 전에 발표한 검찰 개혁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것은 장관 훈령으로, 또 어떤 것은 시행령으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되는데 그중에서는 이미 이루어진 것도 있고 또 앞으로 해야 될 과제들이 있다”며 “국무회의 의결까지 규정을 완결하는 절차, 그 부분을 적어도 10월 중에 다 끝날 수 있도록 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존 개혁방안 외에 추가적인 개혁안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발표된 개혁 방안 외에도 추가적으로 생각하는 방안들이 있다면 직접 (대통령에게) 보고도 해 주시고, 그 과정에서 검찰 의견도 잘 수렴해서 추가적인 개혁 방안이 잘될 수 있도록 차관께서 중심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검에도 자체의 감찰 기능이 있고, 법무부에도 2차적인 감찰 기능이 있는데 지금까지 보면 대검의 감찰 기능도, 또 법무부의 감찰기능도 그렇게 크게 실효성 있게 이렇게 작동되어 왔던 것 같지가 않다”면서 “그래서 대검의 감찰 방안, 법무부의 2차적인 감찰 방안들이 좀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그리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그래서 그것이 검찰 내에 어떤 아주 강력한 자기정화 기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을 잘 마련해서 준비가 되면 한번 직접 보고해 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이날 면담은 오후 4시부터 48분간 이뤄진 것으로, 오전에 경남 창원에서 열린 부마 민주항쟁 40주년 기념식에서 언급한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발언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모든 권력기관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면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며 검찰 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4·19 혁명, 부마민주항쟁,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과 2016년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민주항쟁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지금 국민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좋은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며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기념식은 4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부마민주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 처음 열린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