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주도하는 리브라협회는 14일(현지시간) 21개 기업과 단체가 창립 멤버로 참여한 가운데 스위스 제네바에서 설립 총회를 개최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페이스북 부사장 겸 리브라 사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마커스는 총회 후 “모든 사람을 위해 디지털 통화와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개선하고 비용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명”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테크놀로지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등이 창립 멤버에 포함됐다. 이날 총회에서는 향후 리브라협회 운영 방침을 결정하고 집행기관인 이사회 멤버들을 인선했다.
그러나 미국 신용카드 업체 비자, 마스터카드와 인터넷 쇼핑몰 업체 이베이,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 등 유력 기업들이 줄줄이 철수하면서 리브라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적은 규모로 출발하게 됐다. 이날도 온라인 여행업체 부킹홀딩스가 하차를 선언했다. 당초 리브라에는 28개 기업·단체가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페이스북은 6월 리브라 구상을 발표했으며 스위스 제네바에 리브라협회 본부를 둔다고 밝혔다. 전 세계 27억 명에 이르는 자사 SNS를 활용, 은행 거래를 할 수 없는 신흥국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송금과 결제 수단을 제공한다는 목적을 내걸었다. 리브라협회 가입 기업과 단체를 100곳으로 늘리고 내년 상반기 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적절한 규제 승인이 이뤄진 후에야 리브라를 출범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각국 금융당국이 기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돈세탁 등 부정 송금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들어 리브라를 규제하려는 것은 내년 발행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이 입수해 이날 공개한 주요 7개국(G7) 태스크포스 보고서 초안은 “(리브라와 같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 안전하고 보안이 보장됐다는 것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발행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또 초안은 스테이블코인 후원자들이 이런 우려를 억제한다 하더라도 각국 규제당국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와 같은 법정화폐를 담보로 해 가치 변동을 억제한 가상화폐를 뜻한다.
G7 태스크포스에는 중앙은행 고위 관리들과 국제통화기금(IMF)과 금융안정위원회(FSB) 직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물론 정치권도 리브라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상원의원인 브라이언 샤츠와 셰러드 브라운은 지난 8일 결제업체들에 보낸 서신에서 리브라 참여 철회를 촉구하면서 “리브라와 관련된 결제 활동은 물론 모든 결제에 대해서 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