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뒤플로와 그의 남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58) 매사추세스공과대학(MIT) 교수의 기자회견에서 MIT 대변인은 이렇게 주문했다.
그렇다. 이번 수상의 스포트라이트는 역대 최연소이자 두 번째 여성 수상자인 에스테르 뒤플로(46) 교수에게 집중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네르지 교수는 “노벨위원회가 우리 부부 중 한 명에게 컨퍼런스콜을 요청했는데, 특별히 여성을 원한다고 말했다”면서 “나는 자격 미달이라 바로 침대로 되돌아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글로벌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적 접근과 그 성과를 인정해 뒤플로와 바네르지 부부, 그리고 마이클 크레이머 하버드대 교수를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는 새로운 실험에 기반을 둔 접근법으로 개발 경제학을 변모시켜 가장 번성하는 연구 분야가 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문제를 작고 관리하기 쉬운 질문으로 나눠 빈곤 퇴치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1972년 10월생인 뒤플로는 아직 올해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46세로 역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가운데 최연소자다.
뒤플로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몰이해에 대한 문제 의식에서부터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은 캐리커처 등으로 희화화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을 돕고자 하는 이들조차도 문제의 뿌리에 대해서는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전세계가 빈곤 퇴치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부유하지 못한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발도상국 극빈층에게 적용됐던 실험적 기법은 부유한 국가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뒤플로는 개발도상국 빈곤 퇴치의 좋은 사례로 한국을 꼽기도 했다. 뒤플로 교수는 “국가별로 여건과 상황이 모두 상이하기 때문에 일괄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한국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네르지 교수도 “기술과 교육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왔다”고 평가하면서 뒤플로의 의견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