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0.4% 하락했다. 전월에도 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하락했지만, 소수점 한자리로 공표되는 등락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0.6% 상승에 그쳤다. 1~9월 누계 상승률(1.0%)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1999년 9월(0.3%)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전월(0.8%)보다 낮은 0.5%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0.9% 하락했다. 식품은 1.7%, 식품 이외는 0.5% 각각 내렸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어개 상승(0.4%)에도 신선채소와 신선과일이 각각 21.4%, 16.4% 하락하며 15.3% 내렸다.
품목 성질별로 상품은 1.6% 하락했다. 농산물 중 채소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농축수산물이 8.2% 내렸고, 공업제품은 석유류 하락(-5.6%)이 이어지며 0.2% 내렸다. 서비스도 0.5% 상승에 그쳤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이 1.5%로 둔화하고, 공공서비스는 1.2% 하락했다.
통계청은 최근 저물가가 총체적 저물가인 디플레이션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무상교육 확대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정책 효과로 고교납입금(-36.2%), 학교급식비(-57.8%), 병원검사료(-10.3%), 보육시설이용료(-4.3%) 등이 내리면서 공공서비스가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여기에 지난해 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겹치면서 물가가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농산물의 경우 무(-45.4%), 파(-35.7%), 상추(-37.1%), 배추(-16.7%) 등 핵심 품목들이 전년 동월보다 큰 폭으로 내렸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최초 마이너스 물가이지만 고교 무상교육, 농산물 기저효과 등 정책적·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최근 소매판매지수와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보다 상승한 점을 감안해도 소비 부진에 의한 디플레이션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통계청은 기저효과가 완화하는 연말부터 물가 상승률이 0% 중후반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