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혼밥 중] 싸기 때문에 혼자 먹는 스테이크…'신촌 스떼이끄300'

입력 2019-09-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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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떼이끄300은 신촌 3번출구로 나가 약 10분 직진하면 된다. 골목에 있으니 조금 걸었다 싶으면 오른쪽을 확인해야 한다. (홍인석 기자 mystic@)
▲스떼이끄300은 신촌 3번출구로 나가 약 10분 직진하면 된다. 골목에 있으니 조금 걸었다 싶으면 오른쪽을 확인해야 한다. (홍인석 기자 mystic@)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캠퍼스 투어를 할 때 꼭 들리는 장소가 서울시 서대문구다. 그중에서 신촌은 연세대가 있고 옆에 이화여대, 서강대가 있어 대학교를 탐방하기 좋다. 활기차고 식성 좋은 젊은 학생들이 많다 보니 프랜차이즈 카페와 식당뿐 아니라 개성 있는 곳도 즐비하다.

‘스떼이끄300’은 신촌의 맛과 개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가게다. 연인과의 중요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큰마음 먹고 방문하는 곳이 스테이크집이지만, 스떼이끄300은 아니다. 혼자서는 물론 친구나 동료들과 비교적 부담 없이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점심에 만석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체 손님은 보통 사각 테이블에 모여 앉는다. 혼밥족이나 2~3인 손님이라면 직원이 바형 좌석으로 안내해준다. (홍인석 기자 mystic@)
▲단체 손님은 보통 사각 테이블에 모여 앉는다. 혼밥족이나 2~3인 손님이라면 직원이 바형 좌석으로 안내해준다. (홍인석 기자 mystic@)

◇기본 콘셉트…"혼밥족 환영!"

스떼이끄300은 기본적으로 ‘혼밥족’을 겨냥한 가게다. 자리가 모두 바(bar)형으로 돼 있는 것이 특징. 모서리 진 곳이 많아 공간의 아늑함을 느끼면서 식사하기도 좋다. 특히, 자리마다 콘센트와 스마트폰 충전기가 갖춰져 있다. 혼밥족을 위한 작은 배려다.

다만 분위기가 조용하진 않다. 단체 손님 방문도 많기 때문이다. 단체 손님 역시 바형에서 일(一)자로 앉지만, 같이 식사하면서 나누는 대화를 막을 순 없다. 혼자만의 공간을 취하는 대신 분위기는 양보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스떼이끄300은 주방장이 고기를 썰어 저울에 올려주고 손님이 볼 수 있게 한다. 정량을 판매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기 위해서다. (홍인석 기자 mystic@)
▲스떼이끄300은 주방장이 고기를 썰어 저울에 올려주고 손님이 볼 수 있게 한다. 정량을 판매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기 위해서다. (홍인석 기자 mystic@)

◇저렴한 가격에 스테이크를…실화야?

스떼이끄300의 장점은 ‘가성비’다. 좋은 품질의 스테이크를 보다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일명 꽃등심 스테이크(립아이)와 와일드ㆍ함박 스테이크(척 아이 롤)가 100g 기준 각각 6600원과 4400원이다. 같은 고기와 양인데도 비싼 곳은 2만4000원, 2만 원에 판다. 분위기를 잡아야겠다고 방문하는 곳이면 적어도 1만 원 중후반을 내야 한다.

가격을 알았으니 중요한 것은 양이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먹어야 적당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지 감 잡기가 어렵다. 스떼이끄300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 친절히 중량을 알려준다. 꽃등심을 기준으로 남자는 400g, 여자는 300g이다. 많이 먹는 사람이 아니라면 100g씩 줄여도 괜찮다. 보통 체격의 성인 남성인 기자도 300g을 먹었는데 충분했다. 가격은 1만9600원. 혼밥치곤 비싸지만, 이날 만큼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자.

▲물과 식전 수프가 기본으로 나온다. 수프는 리필이 가능해 있으니 양껏 먹을 수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물과 식전 수프가 기본으로 나온다. 수프는 리필이 가능해 있으니 양껏 먹을 수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싸지만 있어야 할 것은 다 갖춰

가성비가 좋지만 보통 스테이크 가게처럼 있을 것은 다 있다. 식전 수프가 바로 첫 번째다. 자리에 앉으면 머지않아 식전 수프를 가져다준다. 양식집에서 이 수프를 빼놓으면 섭섭하지 않던가. 이곳은 ‘무한리필’로 제공돼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다. 기자도 이 날 세 그릇이나 먹었다.

▲각종 소스와 화장지, 앞접시가 준비돼 있다. 필요한 양에 맞게 먹고 쓸 수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각종 소스와 화장지, 앞접시가 준비돼 있다. 필요한 양에 맞게 먹고 쓸 수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스테이크 소스와 소금도 갖춰져 있다.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도록 고추냉이, 겨자 소스도 있다. 입맛에 맞게 만들어 스테이크 고기를 찍어 먹으면 된다.

쌀밥도 제공된다. 꼭 밥을 먹는 사람들이나 밥을 지어먹기 힘든 혼밥족이 스테이크 고기와 함께 먹으면 더욱 든든하게 한 끼를 먹을 수 있다. 알찬 식사를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대목이다.

▲보통 체격의 성인 남성에게 밥 한공기에 300g의 스테이크가 부족하지 않았다. 고기의 숫자는 주문한 중량을 의미한다. (홍인석 기자 mystic@)
▲보통 체격의 성인 남성에게 밥 한공기에 300g의 스테이크가 부족하지 않았다. 고기의 숫자는 주문한 중량을 의미한다. (홍인석 기자 mystic@)

대개 스테이크 맛을 '질기냐 그렇지 않으냐'로 평가한다. 잘 씹히고 잘 넘어가야 맛있는 스테이크인데 핵심은 '굽기'다. 겉면은 바삭하게, 속은 부드러울 정도로 익어야 '맛있는' 스테이크가 된다. 스떼이끄300도 겉은 적당히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고기가 몇 번 씹지 않아도 부드럽고 잘게 부서진다.

▲레어로 조리돼 나와 속에 핏빛이 돈다. 이 상태가 가장 부드럽고 맛있는 상태다. (홍인석 기자 mystic@)
▲레어로 조리돼 나와 속에 핏빛이 돈다. 이 상태가 가장 부드럽고 맛있는 상태다. (홍인석 기자 mystic@)

고기는 상당히 두툼하다. 청담동의 비싼 스테이크 가게처럼 두툼한 고기가 불판 위에 얹어져 나온다. 잘 조리된 데다, 고기도 좋아 육즙이 풍부하다. 여간해선 맛 없기가 힘들 터다. 스테이크만 먹어도, 밥과 함께 먹어도 어울릴 맛과 식감이다.

◇혼밥족을 위한 '팁'

스떼이끄300은 매일 300인분만 판매하는 곳이다. 저녁 늦게 가면 맛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늦지 않게 가지 않아야 한다. 또 주문하고 나올 때까지 20~25분 시간이 소요되니 식사 시간이 촉박할 때보다는 여유 있을 때 가는 편이 좋다.

고기가 나오는 불판이 처음에는 뜨겁다. 입맛에 따라 고기를 더 익혀 먹게 하기 위해서다. 레어나 미디움 레어보다 더 익혀 먹고 싶다면 불판에서 잘 구워 먹으면 된다. 화상을 입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총평

맛 ★★★☆

양 ★★★

분위기 ★★★

가게 위치 ★★★

서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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