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는 전국 3개 주요 해수욕장과 서울지하철역을 대상으로 관할 경찰관서와 서울지하철경찰대 등과 함께 불법촬영 근절 합동 단속을 실시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여가부는 "이번 합동단속은 불법촬영의 위험성이 높은 여름철에 많은 사람이 집중되는 해수욕장과 지하철에서 시민과 피서객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밝혔다.
해수욕장 불법촬영 합동단속에서 불법촬영 범죄를 저지르다 적발된 사람들은 백사장 등 해변이나 수돗가에서 수영복을 입은 여성을 촬영하다가 붙잡혔다. 이들은 '호기심 때문에' '집에서 혼자 보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또한, 공중화장실 여성칸에 있는 피해자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경우도 있었다.
여가부는 "혼잡한 해수욕장의 특성상 대부분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다"면서 "수사 과정에서 특정되면 본인의 의사에 따라 피해보호지원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단속에서 특정된 일부 피해자에게는 조사과정 동석, 전문상담기관 연계·안내 등이 이뤄졌다.
적발된 사람 중에는 외국인도 있었다. 여가부는 "국내 법체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장기체류 목적 등으로 입국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불법촬영이 성범죄'라는 사항이 교육 또는 안내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협조 요청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서울지하철 불법촬영 합동단속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것을 적발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하철 출구 ▵에스컬레이터 ▵계단에서 여성을 뒤따르며 치마 속을 촬영하거나 맞은편 좌석에 앉아있는 여성의 신체를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폭력처벌법' 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 따르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황윤정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지난 6월 실시한 불법촬영 서울시민 의식조사에 따르면, 10명중 7명 가량이 일상생활에서 불법촬영 피해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라며 "일상 속에서 불법촬영으로 인한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협업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앞으로도 현장 합동단속과 사전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