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이 또 한 번 해외 부동산 ‘가치투자’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하나금융투자와 함께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중심 업무지구(CBD)에 위치한 1670 브로드웨이 덴버 빌딩에 투자했다.
이 빌딩은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8월 선투자한 부동산으로 지난달 메리츠종금증권이 하나금융투자와 각각 우선주와 보통주를 인수하는 형태로 총 2억500만 달러 규모의 빌딩에 에쿼티 투자를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의 이번 투자가 해외 부동산의 ‘가치투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 사이에서 저평가 자산에 대한 가치투자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번 투자 결정도 밸류업이 가능한 부동산에 투자해 매각 차익을 거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리츠의 저평가 부동산에 대한 가치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11월 독일의 온라인 패션 유통업체 잘란도 본사 빌딩에 투자한 지 1년4개월여 만에 300억 원 이상의 매각 차익을 얻어 주목받은 바 있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해외 오피스 빌딩을 매입해 준공 전 자금회수에 성공했던 업계 첫 사례였다.
이번에 메리츠가 베팅한 덴버 오피스는 지상 36층, 지하 2층 건물로 덴버 시내 중심가에서는 가장 큰 건물로 알려졌다. 특히 우량 임차인인 미국 교직원퇴직연금기금(TIAA)이 건물의 절반을 사용하고 있어 임대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IT 관련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콜로라도 주도인 덴버는 최근 부동산 임대료가 수요 증가와 함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콜로라도주는 바이오·우주 항공·에너지 등 첨단기술 분야 기업 1만1000개의 본사가 있어 서부 실리콘밸리에 빗대 ‘실리콘 마운틴’으로 불린다.
회사는 덴버 빌딩을 곧바로 셀다운하는 대신 향후 밸류업 된 상태의 건물을 매각 작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테넌트 임프루브먼트(시설개선) 3000만 달러 투자도 마친 상태다. 곽영권 메리츠종금증권 구조화금융사업본부장은 “이미 밸류업 작업을 마친 상태여서 현시 부동산 시장에서 우리가 투자한 금액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최대 3년 이내로 매각 작업에 들어가 자본투자 이익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