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공매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코스피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면서 투자 매력과 신뢰도를 잃었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공매도 거래금액은 4조5955억 원, 3조5361억 원으로 전월 대비 각각 9.96%, 26.61% 급증했다. 6월과 비교하면 각각 28.07%, 43.90% 늘었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8월 공매도 거래금액은 574억 원으로 전월(646억 원)보다 감소했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는 코스피 반등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고 추가 하락 전망이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한국 증시는 지난해 초부터 20개월 연속 감익이 진행되고 있는데 내년 전망치도 하향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코스피의 추가 하락에도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가 늘었다는 점이다. 통상 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매매 기법으로 고점으로 판단되거나 악재가 터질 때 활용된다.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해 매수를 늘리는 개인과 달리 기관과 외국인은 여전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올해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였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현재 반등에 성공한 상태다. 미국(16.59%), 중국(17.07%), 일본(5.83%), 독일(12.84%), 프랑스(16.86%) 등은 연초 대비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국(-2.10%)만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대차잔고(공매도 대기자금)가 여전히 쌓여 있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1조9763억 원), 현대차(7043억 원), LG디스플레이(2567억 원), 삼성전자(2291억 원), SK하이닉스(1686억 원), 네이버(760억 원)가 대차잔고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의 추가 하락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다만 코스피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강 연구원은 “단기 반등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들도 있는데 이미 고점 대비 35%나 조정됐기 때문에 추가 감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또 숏커버(공매도 청산)가 집중되면 종목별로 단기 급반에 성공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