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수준의 저금리로 채권 발행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말 연 2.287%이던 무보증 회사채 3년물(신용등급 AA- 기준)의 금리는 8월 30일 현재 연 1.693%로 하락했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커지면서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연 1% 초중반의 낮은 금리로 최근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AA인 SK루브리컨츠는 8월 27일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 원어치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1.50%)보다 낮은 연 1.384% 금리로 발행했다.
국내 민간기업이 공모 발행한 원화 채권 중 사상 최저 금리다. 종전 사상 최저 기록은 SK텔레콤이 7월 29일 발행한 3년 만기 회사채(연 1.404%)가 보유하고 있었다.
SK루브리컨츠가 같은 날 발행한 5년물 금리는 연 1.398%였고 7년물과 10년물도 연 1.500%와 1.661%에 그쳤다.
공모채와 사모채를 통틀어서는 호텔롯데(신용등급 AA0)가 같은 달 29일 발행한 500억 원 규모 의 3년 만기 사모 회사채가 표면금리 연 1.32%로 역대 최저다.
동일한 신용등급의 롯데쇼핑은 같은 날 5년 만기 회사채 1000억 원어치를 연 1.587% 금리로 발행했고 7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각각 연 1.669%와 1.796%였다.
앞서 롯데쇼핑이 불과 7개월 전인 올해 1월 30일 발행한 5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 2.287%였고 10년물은 연 2.726%가 적용됐다.
이처럼 저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면서 회사채 발행도 대폭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16조5202억 원으로 전월(14조1832억 원)보다 16.5% 증가했다.
통상 7∼8월은 휴가와 반기 결산 등으로 회사채 발행이 주는 시기임에도 발행이 이처럼 크게 늘었다.
특히 금융사가 아닌 일반 기업들이 발행하는 일반회사채의 발행액은 6조1300억 원으로 전월(4조8320억 원)보다 27.1% 증가했다.
일반회사채 자금 용도별 발행액을 보면 운영자금이 4조3580억 원으로 가장 많고 차환자금(1조5720억원)과 시설자금(2000억 원)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상반기 전체 회사채 발행 규모도 86조975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81조5740억 원)보다 5.5%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20조7630억 원에서 25조7712억 원으로 24.1% 증가했다.
저금리 환경에서 투자처를 못 찾는 돈이 기업 회사채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데다 기업들도 선제적인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일반 회사채를 중심으로 발행액이 증가했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일반 회사채는 국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이 되고 있다.
8월 30일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168%에 불과하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발행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금리 매력도가 높은 10년 이상 AA급과 A급 회사채를 위주로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