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기관 임원의 연봉을 최대 1억2000여만 원으로 제한하는 일명 '살찐 고양이' 조례안이 서울시의회 문턱에서 멈췄다.
30일 권수정 시의원에 따르면 '서울특별시 공공기관 임원 최고임금에 관한 조례안'이 제289회 임시회에서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획경제위원회 심의 결과 보류로 결정 났다.
전날 서정협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불평등 해소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조례안 취지에도 공감한다"면서도 "공공기관장 임금을 결정할 수 있는 시장의 권한 침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권수정 의원은 "서울이라는 거대도시는 불평등의 온상"이라며 "경기도와 부산은 이미 살찐 고양이 조례를 통과시켰다. 서울시는 늦었다"고 아쉬워했다.
살찐 고양이 조례안은 다음 회기인 제290회 정례회에 다시 상정될 예정이다.
권수정 의원 등 시의원 18명은 6월 해당 조례안을 발의했다. 의원들은 "공공기관 임원과 일반 노동자 임금 격차가 계속 커진다"며 "임원 최고임금 상한을 정해 소득 격차를 시정함으로써 소득재분배를 달성하고 공공기관의 경제성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라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조례안은 최저임금 '월 환산액에 12개월을 곱한 금액의 6배 이내'를 임원 연봉 상한선으로 제시했으며 1억2565만800원이 상한선이다. 살찐 고양이는 서구 풍자만화 등에서 탐욕스럽고 배부른 자본가나 기업가의 상징으로 사용된다.